2021년 1월 3일

속이 더부룩하다

된장찌개 한숟가락을 따뜻한 물에 섞어 차처럼 마셨다

속이 편안해진다

예전에 정숙이가 알려준 방법이다

잘 지내고 있겠지

 

2021년 1월 5일

아침라디오를 듣는데

진행자가 곡을 소개하면서 피아노는 누구 바이올린은 누구라고 설명한다

음악이 끝나고 진행자가 실시간 도착한 청취자사연을 읽는다

"피아노와 바이올린연주자 이름이 바뀌었어요 대본만 읽지말고 음악좀 들으세요"

진행자는 차분하게 그 사연을 읽고 사과를 한다

말을 그렇게밖에 못하나  

 

2021년 1월 5일

미숙이 생일

카톡으로 생일선물을 보냈다

미숙이가 굉장히 놀라고 좋아하고 고마워할꺼야 생각하니 기분이 엄청 좋다

답장이 왔다

"고마워~~^^"

에게??? 반응이 꼴랑 이거야??

서운하다

서운해하는 내가 너무 한심하다

하루종일 서운하다가 한심하다가 깨방정을 떤다

 

2021년 1월 7일

17살이 된 툰베리가 앞으로 옷을 사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툰베리같은 사람이 내 탐욕의 브레이크가 된다

툰베리를 따라하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나도 필요한 것 이상을 탐하지 말아야겠다는 결심을 한다

 

2021년 1월 7일

눈 위를 걷다가 너무 좋아서 춤을 췄다

이쁜이가 이 발자국을 보더니 춤추는 울애기? 한다

사진만 보고 내가 춤춘 걸 어떻게 알았을까

놀라운 울애기

 

눈보라가 휘몰라치니

나무키가 하얗다

 

2021년 1월 10일

장난기 많고 잘 웃는 사람이었는데 영정사진속에서는 어색한 표정이다

양복입은 사진이 없어 합성을 했단다

내가 알던 사람같기도 하고 아닌거같기도 하다

영정사진이 떠나면서 남아있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마지막 인사일텐데 아쉬웠다

많은 이들의 공덕으로 잘 살았고 탁이 이쁜이가 있어 더할 수 없이 행복한 생이었으니

나는 떠날 때 환하게 웃는 모습으로 작별해야지 

탁이랑 이쁜이한테 말해둬야겠다

 

2021년 1월 10일

아버지가 떠나셨을 때 제란이가 신랑하고 장지까지 왔었다는데 전혀 기억이 없다

제란이가 말하지 않았으면 영영 모를 뻔 했다

제란이에게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이다

은혜갚는 마음으로 원숙언니와 장지까지 갔다

슬픈 언니에게 위로가 되었기를 바란다

 

2021년 1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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