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통화소리가 들렸다
"걔 어째 사람이 그래
말을 너무 함부로 해
상대방 기분같은거 전혀 상관안하고 지하고 싶은말 다해
학교다닐때도 까칠하더니 여전하더라"
일하다말구 하두 통화내용이 신기해서 잠깐 그니를 쳐다보았다
저니가 저런말을 하다니 이게 뭔 일이래
저 말
일년전 이 사무실에 들어오고 나서
하루에도 몇번씩 그니의 뾰족뾰족한 막말에 찔려
화장실변기 위에 앉아서 울어가메 성질내가메 내가 했던 말들 아닌가
참으로 기분이 묘했다
우습고 어이없고 황당했다.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상황앞에서 한동안 얼떨떨했다
모르는구나 !!!!!
저 사람은 자신이 그렇다는 것을 모르는거였다
원형탈모증을 생기게 할만큼 독한 말들을 서슴없이 하는
자신의 성격을 모르는구나
알고 있다면 누군가를 저렇게 평가하지는 못하는 일이지
누워 침뱉기인걸 알면서는 저렇게 태연하게 흉못보지
정말로 저 사람은 자신을 모르는거다
아니면 적어도 자신 때문에 누군가 말못하게 힘들어한다는 것을 모르는거다
세상에....이럴 수도 있구나
갑자기 맥이 풀렸다
모르고 하는 행동인데 그 행동을 갖고 시시비비를 가리고 원망을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싶어진거다
그니에게 내 고통을 설명할 용기도 없지만
설명한다 한들 저니가 이해를 하겠는가?
이해를 하고 깨달을 만큼의 심성을 가진 이라면
그토록 상대방이 아파하는 것에 무딜 수는 없겠지
생각의 중심이 오직 자기 안에만 있을 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겠구나
그러니
나 또한 누구에게 이해불가의 대상이라는 얘기다
모든것이 내 그릇만큼의 분별력이니
내 나름의 예의니 배려니 이해니 노력이어도
누군가는 나처럼 변기위에서 앉아서 나를 원망하며 괴로워했을 일이다
입으로 지은 죄 참회합니다
교만으로 지은 죄 참회합니다
이렇게 쉽게 말로 참회하니 그또한 참회합니다
나의 잘못됨을 비추는 거울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다보니
이미 있었다
몰랐는데 난 늘 거울을 통해 나를 보고 있었던거다
그 언니는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었다
아직 그 언니의 숙제를 풀 방법은 모르겠으나
내 문제를 풀 방법은 찾았다
내 인생에서 아웃시키고 싶었던 그니가
이제보니 내 트레이너였다
힌트가 곳곳에 숨어있는 삶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