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스트하우스에서 와이파이를 등록하는데 아무리 해도 연결이 안된다

카운터에 가서 물어볼까 하다가 이 정도는 할 줄 알아야 할거 같아서 계속 시도한다

비번만 등록하면 되는 간단한 일인데 이걸 못하네

베낭 하나 메고 혼자 길에 나서는 내가 기특했는데

이렇게 하찮은 것도 해결 못하니 내 자신이 무척 시시해진다

커텐이 쳐져있는 침대가 있었지만 곤하게 쉬고 있는데 방해될까봐 묻는걸 포기했다

그때 마침 서양인 큰애기가 씻고 나오길래 익스큐즈미~와이파이? 하니까

큰애기가 여기~이러면서 다가온다

으응?? 여기????

그때 커텐이 쳐져있던 침대에서 큰애기가 나오면서 와이파이요? 한다

그니가 금방 해결해준다

부탁도 안했는데 일부러 나와서 도와준 큰애기가 너무 고마웠다

 

충장로에서 동명동 게스트하우스를 찾아오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게스트하우스 위치까지는 확인했는데 딱 거기까지다

테레비에서 보면 스마트폰을 보면서 척척척 찾아가더만 난 아무리 봐도 모르겠다

징검다리 건너듯 지도 보여주면서 물어보고 알려준 방향으로 얼마큼 가다가 또 물어보고를 반복했다

그런데 숙소근처에서 뱅뱅 돈다

분명 알려준 대로 가는데 가다보니 어두컴컴한 골목이다

다시 환한 곳으로 나와 물어보는데 앳된 큰애기가 "이거 허용하면 찾기 쉬워요"한다

돋보기가 없어 뭐라고 뜨면 읽지도 않고 지웠는데 그걸 허용하니 내 위치가 움직인다

내가 걷는대로  따라 움직이며 점점 숙소에 가까워지는 내 죄표가 어찌나 신기하던지

이번 여행은 다른 때보다 유난히 더 어리버리하고 촌스러웠다

근데 그래서 더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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