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서 본 세량지사진은 잊자
대단한 솜씨를 가진 사진작가가 작심하고 최고의 순간을 기다리고 기다렸다가 찍었을 그 풍경을 볼 것이라 기대한다면
틀림없이 실망할 것이기 때문이다
천천히 오르막길을 오르며 세량지가 어떤 모습일까 설레였다
드디어 세량지 앞에 섰다
연두와 초록이 얼룩얼룩 무늬지고 드문드문 흰꽃 분홍꽃이 터지는 봄살 오른 산이
아담한 세량지를 포근하게 감싸고 있다
너무너무 예쁜 풍경에 심장이 쿵 울린다
세량지가 선녀처럼 예쁘다
저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인터넷에서 세량지사진을 보았을 때의 감동보다
지금 이 순간의 느낌이 훨씬 크다
세량지를 바라볼수록 나는 점점 착하고 순한 사람이 되어간다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참 좋겠다
버스정류장에서 동네사람을 만났다
세량지가 어쩌다 세상에 알려졌는지 궁금해서 물어봤다
광주시와 화순면이 세량지 뒤에다 화장장을 만들려고 하는걸
오래전부터 세량지의 빼어난 경치를 알고 있던 사진찍는 사람들이 반대하고
주민들이 합세해서 이를 막아냈다고 한다
지금은 세량지 덕분에 화순에서도 제일 외졌던 동네에 외지사람들도 많이 들어와 산다고 했다
그러고 보니 동네에 전원주택이 많다
세량지둑에 물가로 접근하지 못하도록 팬스가 길게 쳐져있었다
고즈넉한 세량지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어서 많이 안타까웠다
세상의 호기심이 지나치게 넘치지 않기를
그래서 선녀같은 세량지가 오래오래 아름다운 그 모습을 간직하기를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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