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엄니가 뜬금없이 매생이전을 해먹자고 하셨다

테레비에서 보셨단다

역전장날 매생이 한덩이와 오징어 한마리를 샀다

엄니네 가기 전에 인터넷으로 매생이전을 검색했다

언젠가 한번 매생이굴떡국을 끓였는데 맛이 밍밍해서 그 뒤로 매생이를 산 적이 없다

알고보니 매생이가 철분 칼슘이 아주 많은 영양덩어리였다

많이 씻으면 매생이 특유의 향이 다 빠진다고 젓가락으로 휘휘 저어가면서

두어번만 헹궈서 몇번 칼질하고 양파 당근 오징어 다져넣고

바삭하게 밀가루 부침가루 섞은거 두 컵 물 두 컵 비율로 되직하게 반죽해서 중불에 익히면 된다고 했다

근데 엄니가 쌀가루만 세컵 넣고 물 대신 계란으로만 반죽하라고 하신다

인터넷에서는 가루가 두 컵이랬는데, 부침가루도 넣으라고 했는데 어쩌나 살짝 걱정이 된다

그래도 여기는 대술이고 엄니가 대장이니 엄니말씀대로 한다

처음해보는 것이어서 잘 되려나 조마조마했는데 아주 훌륭하게 부쳐졌다

엄니가 콩기름에 들기름을 섞어줘서 더 고소하다

쌀가루반죽이어서 그런지 부드럽고 실바람같은 매생이의 식감과 향, 오징어의 바다냄새가 어우러져서

매생이전이 아주 기맥히게 맛있다

엄니덕분에 내가 이런 별미를 다 먹어본다

다음에는 엄니가 테레비에서 본대로 매생이를 끊지 말고 길게 부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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