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심이네서 놀고 오는 길에 양수가 가을잠바를 산다고 해서 애경백화점에 들렀다
가죽잠바가 이쁘길래 양수한테 입혀봤더니 너무너무 잘 어울렸다
양수는 평소 입던 스타일이 아니라고 망설였다
하지만 양수한테 너무 잘 맞는 옷이라서 옆에서 막 뽐뿌질을 했다
결국 양수가 그 옷을 샀다
다음날 전화가 왔다
딸이랑 신랑이 안이쁘다고 한단다
뒤끝 장난 아닌 양수인데 냅두면 십년은 원망 들을거 같다
내가 입겠다고 했다
나는 이 옷이 마음에 들었는데 너무 비싸서 엄두를 못냈다
얼결에 비싼 가죽잠바 입게 됐다
나한테 살짝 작아 어제 퇴근하고 수원에 가서 옷을 바꿨다
기차를 기다리며 여기저기 구경하다가 서점에서 티벳책을 발견했다
티벳사진을 보는데 왈칵 눈물이 났다
난 티벳이 너무 좋다
오늘 점심시간에 봉대미산으로 산책을 갔다
숲길을 걸으며 약식으로 오체투지를 했다
머리와 입과 가슴으로 손을 모으며 맑은 정신 친절한 말 따뜻한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기도했다
티벳에서 만난 사람들을 생각하니 또 눈물이 난다
아무래도 난 티벳을 다시 가야할거 같다
산책에서 돌아와 격해진 감정으로 티벳단톡방에 글을 남겼다
"티벳에 대한 그리움이 희미해질테니 우리 만날 기회 되면 꼭 만나요"
글을 올려놓고 다른 사람은 이제 티벳에 대한 흥분이 가라앉았을터인데
나만 이렇게 아직도 미련이 남아 질척대는거 아닌가 싶어서 많이 뻘쭘했다
'내 그림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입술에 매달린 기도 (0) | 2019.10.15 |
---|---|
비범한 청년 (0) | 2019.10.12 |
친구 (0) | 2019.10.01 |
티벳여행 - 두루두루 (0) | 2019.09.24 |
티벳여행 - 폴라로이드카메라 (0) | 2019.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