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산책길에는 허공을 촘촘히 메운 겨울나무 줄기와 가지에 감동한다

밑둥부터 끝자락 잔가지까지 고스란히 드러난 겨울나무

지난 세월 어떻게 살아왔는지 푸른하늘 아래 훤히 드러나있다

내 자리를 찾아 중단없이 살아온 이력

더러더러 까치집 하나 품고 어미와 함께 어린 까치를 키워내기도 했던 흔적

열매가 빠져나간 빈꼭지가 풍요로웠던 한때를 흑백사진처럼 보여준다

열심히 잘 살았구나

장하고 아름답구나

나무를 칭찬했다

나 살아온 흔적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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