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이가 지난 11월 첫째주에 4박5일 휴가를 나왔다
나오는 날 나라사랑카드에 15만원을 송금해줬는데 오는 도중에 카드를 분실해 그 돈을 쓸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휴가동안 쓰라고 이십만원을 줬다
엄니도 용돈하라고 십만원을 주셨다
휴가기간동안 탁이는 그 돈을 알뜰하게 탈탈털어 모두 술로 탕진하고 복귀했다
카드에 넣어준 15만원은 쓰지 말고 다음 휴가때 쓰라고 단단히 일러뒀다
12월 9일에 부대개방행사가 있었다
재현이엄마아빠 후배 세명이랑 함께 갔다
팬션에서 아홉명이 자고 먹고 마시고 오고가는 기름값 등등 해서 경비가 60만원들었다
재현네하고 반반 부담해서 삼십만원이다
탁이가 내피하고 시디플레이어가 필요하다고 해서 포천시내에서 사주느라 십만원들었다
1박2일 탁이한테 다녀온 경비가 사십만원이다
1월 2일에 탁이가 8박9일휴가를 나온다
그 기간에 제대한 선임들 만나러 부산에 간다고 한다
휴가나오면 기본이 하루에 사만원인데 부산을 간다니 이번에는 훨씬 더 들겠구나 걱정이 된다
어제 통화하는데 탁이가 휴가나오는 날 서울에서 옷을 사야겠단다
며칠전부터 휴가나오면 입을 옷이 없다고 했다
지난번에 카드에 넣어줬던 돈으로 옷을 사라고 했다
그런데 그 돈을 다 썼단다
부대안에서 11월 한달동안 월급과 카드에 있는 돈 십오만원을 다 써버린거다
이렇게 돈을 쉽게 함부로 쓰면 안된다
탁이가 친구들과 어울리는 걸 너무나 좋아하고
나는 그 시간들이 추억이 되어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두고두고 탁이인생에서 반짝반짝 빛날 거라는 생각에
탁이가 필요하다고 하면 내 형편에 벅차도 기꺼이 용돈을 줬다
하지만 탁이가 돈을 너무 쉽게 생각할까봐 버겁다는 얘기는 가끔 했다
내맘을 알아줄거라고 기대했고 가끔은 탁이가 돈에 대해서 속깊은 얘기도 해서 내가 잘하고 있는 줄 알았다
내가 엄청난 착각을 하고 있었다
2018년 1월 2일
탁이가 휴가를 나왔다
군인적금을 깨서 옷사고 휴가 때 쓰겠다고 한다
군인적금이 이율이 높은데 아깝다
앞으로 적금을 들었다가 쉽게 깨는 경솔한 탁이가 될까봐 걱정도 된다
용돈을 줘서 적금을 지켜야 하나 잠깐 고민한다
어쩌면 탁이는 내가 그럴거라는 계산을 하고 있을지 모른다
탁이에게 냉정해지기로 한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이번에는 관여하지 않고 지켜보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