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막만한 포장마차가 강변을 따라 주욱 늘어서있는 모습이 장관이다
꼬치굽는 냄새 진동하고
포장마차마다 사람들이 옹기종기 다닥다닥 붙어앉아있는게 정겹다
인상이 푸근해보이는 주인을 골라 우리도 자리를 잡았다
조금씩 맛만 보며 여러집을 갈 생각이어서 뭘 고를까 의논을 하는데
갑자기 저쪽에서 "오모니 오뎅 마시써요~"한다
중년남자가 취기어린 얼굴로 웃는다
한국말을 조금 할 줄 아는 일본인이었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제대로 안되는지 그저 오뎅 한번 보고 나를 쳐다보며 엄지 척만 계속 한다
"그래요? 감사합니다" 인사하고 오뎅 두개, 꼬치 한 접시, 그리고 맥주를 시켰다
우리 셋이 건배를 하고 술을 마시는데 그 아저씨가 슬슬 말을 건다
"아가씨? 오모니? 아빠?"
"아니요~아빠 아니고 아들이요~"
"아 아들"
아저씨의 엉뚱한 말 한마디에 포장마차 안에 와르르 웃음이 터진다
우리랑 한국말로 말하고 옆에 젊은이에게 일본말로 그걸 설명하고 아저씨가 바쁘다
"아가씨 이뻐요 몇살?"
"스물네살이요"이쁘니가 대답하니
"이 사람 스물 여덟 결혼해요"하며 옆에 있는 젊은남자를 가리킨다
내가 "사위 맘에 들어요 좋아요"했더니 포장마차 안에 박수가 터진다
여행하다가 얼떨결에 일본사위봤다
현지사람들과 이렇게 재밌게 어울리는 이 순간이 선물같다
아주 재미지게 놀고 나오는데 아저씨가 우리를 뒤따라 나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한다
아저씨 덕분에 아주 멋진 추억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