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담장이 새로 세워졌다

전에 있던 담장은 까치발 서면 어린이집 안이 들여다보였다

어린이집 건물 유리창에 붙인 동화속 그림도 보이고

마당에 있는 알록달록한 놀이기구도 보였다

애기들을 생각하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이번 담장은 높아서 안을 들여다보는 건 어림도 없다

철벽같은 담장을 보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본다

오가는 이들이 미소를 지으며 다정한 눈길에 담아보내는 사랑과 정겨움이 막혀 안타깝기도 하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끔찍한 일들이 많은 세상이니

높다란 담장이 든든하기도 하다

 

안전을 담보한 차단

위험을 감수한 소통

나는 세상을 향해 무엇을 취할 것인가

당연히 위험하더라도 소통해야지

 

높다란 어린이집 담장 앞에서 잠시 망연하게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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