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9월 18일

퇴근하면서 파장에 들렀다

사과좀 사볼까 두리번 거리는데 복숭아할머니랑 눈이 마주쳤다

"이거 오천원에 가져가유"

부르는 값에 비해 복숭아가 많이 담겨있어 할머니말씀이 솔깃하긴 한데 

사과를 생각하고 있던 참이어서 잠깐 그 앞에 서서 고민한다

할머니가 애가 탄듯 까만 봉다리를 꺼내들고 담을 기세로 사라고 하신다

"주세요"

복숭아할머니 순간 당황하시더니 중얼중얼 고민하신다

"이거 만원팔던건데 너무 싼가,,,"

그러더니 옆자리 채소할머니를 쳐다보면서 "이거 너무 싸지? "물어보신다

채소할머니가 작은목소리로 "기냥 팔어" 하신다

그래도 복숭아할머니는 까만봉다리 한손에 들고 잠깐동안 머뭇거리시더니 체념한듯 복숭아를 담기 시작한다

담으면서도 연신 "이거 너무 싼디..."하신다

보다못해 한마디 한다

"그냥 주시기 머하면 하나 빼세요 ㅎㅎㅎ"

복숭아할머니 아쉬운듯 복숭아 하나 빼고 담으신다

"감사합니다~'

나는 살짝 미안한데도 횡재했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염치없이 기분좋게 인사한다

복숭아할머니도 시원섭섭한듯

"그류 고마워유"하신다

이 할머니랑 단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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