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이가 안간다면 우리 둘이 가면 되지

딸과 둘이서만 하는 여행이라니 아주 낭만적이야

탁이가 함께 가지 않아 많이 아쉽지만 이쁜이와 단둘이 하는 여행이 기대된다

숙소에서 내일 어디를 갈까 정하는데 내가 무슨 말인가를 했다

그런데 이쁜이가 "그럼 엄마가 계획짜든가~"이런다

지뜻대로 안될 때마다 나오는 저 말이 또 나왔다

화가 올라오지만 여행지에서 기분 상하고 싶지 않다

지난번 대만여행에서 이것 때문에 참 많이 힘들었다

욱 하다가 뒤로 물러난다

"엄마는 이쁜이가 정하면 어디든 좋아 아주 즐겁게 갈끄야~"

 

이쁜이와 나는 감성이 비슷해서인지 여행하다보면 같이 감탄하고 같이 즐기고 같이 신난다

탁이라면 질색했을 뜨겁고 냄새나는 곳에서도 우리 둘다 흥분한다

이 멋진 여행파트너가 질색하는거 한가지

지 의견에 적극적인 호응을 하지 않는 거다

그러니 이쁜이랑 즐겁게 여행하는 방법은 또 아주 쉽다

전적으로 이쁜이의견대로 하는거다

가끔은 내 뜻대로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거기 보다는 여기가 훨씬 재밌을 거 같고 그 음식은 별로 맛이 없을거 같다

그러나 고집하지는 않는다

우리 둘다 모르는 낯선 곳이고 우리 둘다 먹어보지 못한 낯선 음식인데 무엇인들 어떠랴

나에게 중요한 것은 이순간 즐겁고 행복한 것 그것이다

이쁜이가 선장,나는 말 잘듣는 선원이다

역할이 확실한 덕분에 만만치 않은 승질빼기들인 우리 둘의 방콕여행이 아주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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