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7월 2일

탁이는 학교갈 준비를 하고

나는 108배기도문을 읽는다

내 몸이 들으라고

또 탁이 귓등으로라도 흘러들어가라고 일부러 소리를 내어 읽는다

"부처님 화내지 않기를 발원하며 절합니다"

"부처님 거짓말입니다"

탁이가 옆에서 장난을 건다

씩 한번 웃어주고 계속 읽는다

"저의 간절한 마음입니다"

"부처님 우리 이쁜이와 탁이를 잘 지켜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하루가 감사합니다"

 

2014년 7월 7일

"내 친구들이 엄마가 친구같대 엄마같은 엄마 처음본대"

오~~아주 듣기 좋은 말

 

2014년 7월 8일

"누나랑 태국여행가는게 너무 좋은데 탁이가 같이 안가서 서운해"

"난 엄마랑 여행안갈겨"

"그케 싫여?"

"나만큼 돌아다닌 애 없거든 예전에는 이주에 한번씩 갔잖아

엄마랑 서울갈 때 놀이터에서 애들이 놀고 있는거 보면 난 왜 지금 서울을 가나 그랬다니까

재들은 나 놀 때만 서울가나"

"그정도였어? 그래도 그렇게 보고 듣고 경험한게 탁이마음에 이쁜 무늬를 만들어놨을거야

그 무늬가 탁이를 아주 개성있고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주는거구"

내가 하는 말이 탁이 마음을 별로 달래줄거 같지 않다

내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노력했던 부분이 탁이한테는 이렇게 불만가득한 일로 남았다

아 씁쓸하구만

 

2014년 8월 6일

페이스북에 탁이를 궁금해하는 질문이 올라왔다

직접 고백을 못하고 대리인에게 부탁하면 그 대리인이 이렇게 사귀는 사람 있냐고 질문해준단다

"탁이는 좋아하는 사람 있으면 이렇게 할껴?"

"절대 아니지 직접 부딪쳐야지"

"기지? 우리탁이 멋져"

부딪쳐보고 깨지고 하는 거지 이렇게 이리저리 재보는 것은 흠 너무 소심한거야

 

2014년 8월 17일

"애들이 술마시면 집안 사정 얘기를 해"

"무슨 얘기?"

"아버지가 아파트를 지셨는데 부도가 나서 뭐 그런 얘기?

"호~그려?  엄니는 그렇게 철들었는지 몰랐네 집안 걱정도 하고 그런단 말여?"

탁이는 그럴 때 무슨 얘기했어?"

"난 안했어 그냥 듣고만 있었어"

"탁이는 집에 대해서 걱정 되는게 없어?"
"응 별로 할 얘기가 없어"

 

2014년 8월 24일

탁이가 흰머리를 뽑는데 끝이 없다

"하이고 엄니가 이제 늙었나보다 이럴 줄 몰랐네" 했더니

"엄마 이제 아프면 바로 병원가 할머니됐으니 관리좀 해야겠다"

탁이는 언제나 어리고

나는 언제나 젊은줄 알았는데

탁이는 이제 늙은엄니 아플까 걱정하고

나는 이제 흰머리 반짝거리는 할머니가 됐다

 

2014년 8월 26일

 

 

봄에는 잔가지 전체에 자잘한 꽃이 소복소복 붙어있는 나무에

꽃이 지니 앵두같은 열매가 맺혀 빨갛게 익어갔다

앵두인가 싶어 먹어보면 앵두는 아니고

오늘 그집에서 할아버지가 자전거 타고 나온신다

"아저씨 이 나무 이름이 뭐예요?"

"꽃나무유"

"꽃나무요?"

"야 봄에 꽃이 아주 이쁘게 피요"

그만 궁금해해야겠다

꽃이 피니 꽃나무면 된거지 이름이 뭐가 중요하댜

입다물었다

 

2014년 8월 26일

"탁아 군산가자 거기 맛있는 집이 있대"

"싫어 엄마 인제 친구랑 놀어"

"친구랑도 놀고 탁이랑도 놀아야지"

"싫어 난 안가"

이제 탁이랑 놀러가는거는 꿈꾸지 말아야 하는겐가...

 

2014년 8월 31일

"심쿵! 지난번 다희보다 더 심쿵"

팔 하나를 가슴에 넣오 쿵쾅쿵쾅하는 귀여운 탁이

반하기도 잘하는 사랑스러운 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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