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학도가 보이는 선창가 벤치에 주안상을 차렸다
삭힌 홍어와 고추장과 막걸리 그리고 꼭 나같은 친구 하나
뭐가 더 필요하리
먼 충청도에서 홍어 찾아 목포까지 왔고
그리운 홍어를 만나 겨울바닷가에 이렇게 마주앉았다
한겨울 바닷가인데도 어리벙벙할만큼 바람이 부드럽고 햇빛이 따뜻하다
날씨가 이런거 이곳이 꼭 남쪽이어서 그런 것만은 아닐거야
우리가 복이 많아서고
우리의 한량기에 목포바다가 감동한거야
암만 생각해도 그래
광주에서 사진찍으러 왔다는 남자가 지나가다 우리를 찍었다
우리더러 멋있단다
우리가 생각해도 우리 참 멋지다
우리에게 주어진 따뜻한 행운은 막걸리 한병을 모래시계 삼았나보다
막걸리병이 비어갈 때쯤 되니 추워진다
그래도 노래를 안부를 수 없지
삼학도 파도 깊이 스며드는데~ 목포의 설움
물새 우는 고요한 강언덕에 그이와 둘이서 부르는 사랑노래~
사는게 참 재미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