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조사실로 들어가는 문이 자동문같은데 자동으로 열리지 않았다
안에서 단추를 눌러줘야 열리는 문이었다
출입문쪽 첫번째 책상앞 의자에 탁이가 앉아있었다
타이프하고 있는 경찰관과 그앞에 탁이
영화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다
눈물이 날 것도 같고 떨리기도 하고 기가 막히기도 했다
이런 곳에 오면서 나한테 연락도 안하다니 화가 났다
중희아부지가 간단한거니까 연락하지 말라고 하셨단다
중희아부지도 너무하신다
중희가 탁이휴대폰으로 인터넷에서 사기친 것 때문에 조사를 받는거였다
중희아부지가 피해자한테 피해금액을 입금하고 알아서 처리했다고 하길래 그렇게 끝난 줄 알았다
그런데 지금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관이 탁이는 참고인으로 조사를 받는거니까 걱정하지 말라는데
참고인이든 피의자이든 내가 보기에 경찰관 앞에 앉아 맘졸이는건 똑같다
그런데도 탁이는 구부정하게 앉아 천하태평한 얼굴로 휴대폰을 만지고 있다
지가 휴대폰도 빌려주고 까페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알려줘서 이런 일이 생겼는데 하나도 심각하지 않은가보다
조사가 끝나고 경찰관이 탁이에게 충고를 해준다
요즘 다른 사람 개인정보 사용해서 나쁜짓 하는 사람이 많으니 주의해라
이번 일은 잘못이 없는게 밝혀져서 기록에 남지는 않지만 이렇게 경찰서에서 조사받으면 기록으로 다 남는다
어떤 사람은 결혼할 때 경찰서 와서 상대방기록을 다 조회해본다는 얘기도 해줬다
우리탁이 경찰관말을 새겨들어 좀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다
경찰서에 들어올 때 정문을 지키는 경찰관이 아는 사람이었다
아이가 조사받으러 왔다고 하니 인터넷건으로 조사받으러 온 내용을 알고 있었다
내 착각일까
나를 보는 눈빛이 애 땜에 고생좀 하시겠네요 하는거 같다
우리탁이는 아무 잘못이 없다고 설명하고 싶었지만 그럴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나중에 그 사람이 조사실로 들어와서 사정을 다 알게 되어 그나마 다행이었다
만일 탁이가 문제를 일으켜 이렇게 경찰서를 드나들게 된다면 나는 감당하지 못할거 같다
그런 일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무섭고 불행하다
우리귀한탁이 이번 일을 마음에 새기고 머리에 새겨서 올바른 길 밝은 길을 따라 잘 살아가기를 기도한다
며칠 뒤 이 사진보고 탁이가 하는 말 "이것도 다 경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