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간유람선을 타고 여수밤바다를 둥둥 떠돌다 돌산대교에서 내렸다
여기 어디에 찜질방이 있다고 했는데 어디인지 모르겠다
무턱대고 그냥 걷는다
열한시가 다 되어가는데 낯선 여수의 밤길이 무섭거나 불안하지않다
탁이와 함께 걷는 밤길은 오히려 여행의 설레임이 있어 마냥 기분이 좋다
네온으로 장식한 아름다운 돌산대교를 걸었다
차를 타고 휙 지나가기는 쉬운 다리
배에서 멀리 바라보기는 쉬운 돌산대교를 탁이와 나는 이렇게 천천히 걷고 있구나
여행의 순수한 행복이 그대로 느끼지는 순간이다
돌산대교를 건너가 지나가는 택시를 세웠다
찜질방으로 가자고 하니 젊은 기사아저씨가 웃는다
"조기가 찜질방인데요 차비가 아까울 겁니다"
아저씨 말대로 찜질방이 조~기 우리가 건너온 돌산대교 건너 조~기에 보인다
배에서 내려 왼쪽으로 갔으면 찜질방인데 우리는 오른쪽으로 온거다
허나 우리가 찜질방을 못봤기 다행이다
바로 찜질방을 찾았으면 밤바람 부는 돌산대교를 걸어서 건너갈 기회를 갖지 못했을터이니말이다
모든게 다 좋아 너무 좋아~
엑스포 때문에 찜질방이 만원이다
피난민수용소처럼 사람들이 바글바글하다
간신히 누울 자리 만들어놓고 라면으로 밤참을 먹는다
양치질 못해 찝찝하다고 했더니 여행할 때는 그러기도 하는거라는 의젓한 탁이
아까 유람선에서 선장이 바닷가에 있는 멋진 호텔을 가리키며 숙박비가 하루 사십만원이라고 하더만
복잡하고 불편한 잠자리여도 더운 여름 지친 몸을 씻고 개운하게 누울 수 있어 나는 더 없이 좋았다
불편한 잠자리 탓하지 않고 잘자는 우리탁이가 참 이쁘다
우리탁이가 가끔 투덜거려서 속터지기도 하지만 최고로 멋진 나의 여행파트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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