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얘기 내 얼굴에 침뱉는건데" 언니의 시댁얘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자잘한 시댁의 갈등얘기가 이번달에도 어김없이 한참 계속된다
내 마음이 불편해진다
좋은 얘기도 아닌데 너무 길게 하는구나
시집 흉보는거 맞장구치는 아줌마가 되고 싶지는 않다
반갑게 모인 시간을 이렇게 보내고 싶지는 않다
다른이들은 언니의 말을 열심히 들어준다
같이 맞장구도 쳐주고 웃기도 한다
나만 혼자 불편하구나
내 좁은 아량을 확인하는 것 같아 더 불편하다
그래 이물없는 모임이니 편하게 그런 얘기 할 수도 있는거지
언니가 습관처럼 시댁의 흉을 보는 것은 그만큼 언니속이 답답하다는 얘기 아니겄냐
우리가 편하니까 저리 속을 풀어놓는게지
우리라도 옆에 있어서 얘길 들어주니 얼마나 다행인겨
이렇게 생각도 해봤다
음~그래도 아닌건 아닌거 같다
어렸을 때 읽었던 동화책 그림이 충격적이었다
심술궂은 언니는 말할 때마다 입에서 징그런 뱀, 두꺼비, 개구리같은 것이 튀어나오고
마음이 착했던 동생이 말할 때는 꽃, 예쁜구슬, 보석같은게 튀어나왔다
말할 때 입에서 뱀이 나오면 얼마나 끔찍할까 어린마음에도 이게 동화여서 다행이다 싶었다
살다보니 동화가 현실이다
향기로운 말, 따뜻한 말, 기운이 나게 하는 말이 있다
독한 말, 뾰족한 말, 듣다보면 기운이 빠지는 말이 있다
워낙은 소심한 성격이다보니 말에 찔려 상처받고 고민하는 일이 잦다
어떤이가 함부로 한 말에 상처받고 끙끙대던 어느날 내 말도 누굴 이렇게 아프게 할까 싶었다
입으로 짓는 죄가 크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말 한마디도 챙기게 된다
허나 노력해도 안될 때가 많아 불편한 본마음을 숨기지 못할 때가 많다
그럴 때는 애써서 조심스럽게 말을 다듬어보지만 듣는 이가 내 불편한 마음을 눈치 못채겠나
마이신캡슐같은거지, 쓴 가루약을 속에 숨긴 마이신캡슐
그런말을 하고 난 후에는 상대방에게 미안한 마음이 오래 남는다
아무때고 노력하지 않아도 꽃같고 보석같은 말을 할 수 있는 나였으면 좋겠다
내말의 기운으로 그 자리가 평온해지고 행복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