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도 딸낳았다고 백일만에 찾아갔는데

시아버지가 아이 얼굴을 들여다도 안보더라는 그니 말에

너무했다 어쩜 그러실 수가 있지 했더니

앞자리언니와 대리님이 목청세워가며 그럴 수 있다고 함께 또 흥분한다

그들의 큰목소리가 거슬려서 그만 둘까 하다가 뭔 베짱인지

그래도 넘도 아니고 자기 손주인데 그럴 수는 없는 일이라고 한마디 더했다

우와 완전 벌집 건드렸다

둘이가 동시에 목청 높여가며 옛날사람들은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같이 떠든다

우쒸 저사람들 또 저러네 뭘 저렇게 흥분해서 난리냐구 아무것도 아닌거 같구

아 정말 싫어 남말에 저렇게 지청구하듯 윽박지르듯 하는 저모습 정말 싫어

"아이구 두분이 성격이 비슷해요

나중에 시어머니되면 어지간하겠어요"

내가 간이 부었지 그렇게 말해버렸다는거 아녀

대리님은 날카로워져서 네가 깐족거리는게 있지 한마디한다

아이구 미운 사람들

좀 부드럽게 대화하면 좋을 것을 자기들마음에 안든다 생각하면 이건 뭐 왕텡이마냥 덤벼서

사람 혼을 쏙 빼놓는다

 

평소 생각하던게 결국은 튀어나오는 것이다

앞자리언니랑 대리님이 자기들 맘에 맞지 않는다 싶으면 상대방을 무지르는 것이 늘 스트레스였다

말한마디 했다가 무안당하기 일쑤여서 화가 나고 분통이 터졌다

둘이가 어쩜 저리 성격이 지랄맞은거여 아이구 골치야 늘 그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러다 오늘 결국 그 말이 튀어나온 것이다

아 입다물고 살아야지

괜히 입열었다가 찍힌거 같다

말할 때는 시원한데 지금은 찍혔다는 생각에 흠 조금 찜찜

그렇다고 아주 쫄은거는 아니고

 

근데 일하다 생각해보니 앞자리언니나 대리님이 날 봐준거다

대리님 말대로 내가 깐쭉거린건데 아무일 없이 넘어가줬다는걸 뒤늦게 알았다

나보다 못한 사람이 정말 없다

다 나보다 마음씀씀이가 나은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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