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란이가 흥분했다

언니가 얼마나 가족들에게 파렴치하게 행동하는지

그래서 얼마나 자기가 상처를 받고 골치가 아픈지 한번 터진 말문은 끝이 없었다

집안에 하나씩은 있는 골치거리존재

나 역시 동생이 그랬으니 그 속이 어떤지 짐작할 수 있다

허나 얘기가 너무 길다

너무 일방적으로 너무 심하게 불편한 얘기를 쏟아붓고 있다

처음에는 공감하던 마음이 시간이 지나니 과하다는 생각이 들면서 짜증이 인다

병원에서 일하는 양수는 끝까지 공감하며 제란이 얘기를 듣는다

역시 아픈 사람을 상대하는 친구라 다르구나 그 모습이 훌륭하다

나도 저래야 하는데 하면서도 제란이가 독한 말을 쏟아내는 동안 일부러 외면하고 그저 먹기만 한다

 

독한 말을 듣는 마음이 불편하다

이제 우리가 어린 나이는 아니니 한번쯤은 속으로 걸러서 말을 하면 좋을 것을

도저히 걸러지지 않을 만큼 속상하다면 때와 장소를 가려 수위를 조절이라도 하면 좋을 것을

몇달만에 만난 친구들과 편하고 유쾌한 시간을 갖고 싶었는데 이게 뭐냐

 

한참동안 흥분했던 제란이가 야 내가 너무 내얘기만 했다 미안하다야 하니

양수가 니가 많이 속상한가보다 이런데서라도 풀어야지 괜찮어

양수가 그릇이 크다  정말 마음이 넓은 친구다

나는 겉으로만 이해하는 척하지 마음은 꽁 닫혀있는 사람이다

노력해야 한다 공부해야 한다

힘들어하는 이에게 공감할 수 있고 그래서 위로가 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내 그림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간이 부었지  (0) 2010.11.09
문자  (0) 2010.11.09
선택  (0) 2010.11.06
우리엄마  (0) 2010.11.03
이렇게도 무심할 수 있는건지  (0) 2010.11.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