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여름 몇사람을 찾아다니며 독서모임만들자고 부탁했지
나까지 5명이 모였어
독서모임이라고 이름은 걸었지만
책에 중점을 두면 부담스러워할까봐 최대한 편하게 편하게 가기로했지
정해진 책 읽는 대신 각자 읽은 책에 대한 소감을 풀어놓는걸로 시작했고 두세번 그렇게 했어
그런데 그마저도 힘이드는지 한명이 나가고 한명은 계속 불참
나머지 셋이서 만나 세번정도를 또 그냥 아무 얘기나 하는 모임을 가졌지
지난달 더는 그렇게 나가는게 안될거 같아서
생각과 너무 다른 모임이어서 그만두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지
무책임하다고 당장 비난하더먼
모임을 시작해놓고 노력도 안해보고 맘에 안든다고 그만두기냐고
할말이 없더먼
미안하다고 하고 탈퇴얘기는 없던일로 해달라고 부탁했지
그리고 오늘 모임
저녁 편하게 먹고 차마시며 이런저런 얘기도 하다가 내가 말을 꺼냈어
책을 같이 읽고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다
시간이 부담스럽다면 두달에 한권정도도 괜찮을거 같다
두사람 다 싫다고 하대
그냥 편하게 얘기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독서토론같은 심각한거는 하기 싫다고 그러대
아무개도 안나오는게 책읽고 토론한다는 부담이 커서 그렇다는거야
그 애기를 들으니 이 모임에서 내가 할 일이 없겠다는 생각에 그만두어야겠다는 결심이 바로 드는거야
내 성격이 원래 한가하게 마실다니고 이러지를 못한다고
아이를 두고 저녁에 이렇게 나올 때는 내 갈증을 좀 해소하기를 바라는 거라고
책을 일고 다양한 생각들을 얘기하고 배우고 싶다고
그런데 지금은 각자가 읽은 책을 갖고 얘기하니 대화가 짧게 끊어진다고
모임을 그만 하겠다고 말했지
두 사람 다 나를 비난하네
모임을 만들어놓고 그만둔다는 무책임도 잘못이지만
전혀 그런 내색없다가 갑자기 그런식으로 말을 꺼내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는거지
내얘기를 들어보면 결국 자신들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니 그만둔다는거 아니냐면서 화를 많이 내시더먼
그분 말을 들으니 참 죄송하구 내가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대
그분 말씀이 맞아
차분하게 의사표현을 못하고 감정에 욱해서 말해버리는 내 성격이 참 모난거지
그분이 기분나빠하시는거 당연한거 같어
그게 참 마음에 걸리네
모임을 그만 둔거는 너무 홀가분한데
사람관계를 매끄럽게 처리하지 못한거 같아서 참 우울하네
아 진짜 찝찝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