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퇴근무렵 동료직원한테서
송곳같고 몽둥이같은  말한마디 들었다죠
원래 말을 그렇게 하는 사람이고
원래 마음을 그렇게 쓰는 사람이라
그려려니 했지요 그자리에서는
근데 그 말이 계속 날 쫓아다니는거예요
 
저녁내내 그 생각으로 기분이 우울했지요
그런 하찮은 일로 우울해 하는 내가 못나보여
더욱 우울해지는 심란한 시간
 
아 질겨라
아침에 눈을 떴는데도 그 직원이 아직도 괘씸한거예요
참내
 
그때 눈에 들어온게
접때 내가 말한 책이예요
너 외롭구나
그 제목을 보자 이거였구나 싶어지대요
 
내가 이렇게 별일 아닌걸로 힘들어하는게 외로워서구나
외로워서 나 상처 잘받는 사람이니 챙겨주세요하다가
그걸 몰라주니 이리 섭섭하고 화나는거구나
모든일에 뾰족뾰족 날을 세우고 덤비는 그니도 외로워서구나
외로우니 긴장해있고 그러니 마음에 걸리는게 많아 그러는거구나
나만큼 그니도 힘들게 사는 사람이라는걸 알게 되니
그제서야 편안해지네요
동병상련이라고 해야하나
 
정확한 진단에 따른 처방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이해하고 또 한고비 넘어가네요
 
점심시간 산책
스웨터가 부담스러울만큼 따뜻하네요
지구라는 다큐를 보고난후
이렇게 따뜻한 날에는 북극곰이 생각나요
빙하가 녹아서 생존이 어려워진다네요
또다른 생존방식을 찾아내기를 바란다는게
북극곰에게는 너무 염치없는 바람이겠지요
 
나 사는게 다른 누군가에게 폐가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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