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18일

미숙이 딸이 진지한 연애를 하고 있단다

지난주에 딸이 와서는 심각하게 말하기를

그 사람을 데리고 와서 엄마아빠한테 인사를 드리고 싶은데 집이 너무 낡아서 창피해서 못데리고 오겠단다

딸한테 그런 얘기를 듣고 가슴이 아팠다고 미숙이가 울먹인다

 

7층 살던 선배언니가 얼마전에 이사를 갔다

미숙이네와 같은 이유였다

예비사위가 인사하러 온다는데 딸이 좁은 아파트가 창피하다고 했단다

 

햇빛 잘들고 바람 잘 통하고 전망 탁 트여 멀리 예당저수지까지 보이는 우리집

현관문을 열고 환한 우리집에 들어설 때마다 정말 행복하다

좁아서 불편하기는 해도 넘보기 창피하다는 생각은 없다

나는 이런데 탁이랑 이쁜이는 어떻게 생각할까

 

이쁜이한테 민지얘기를 해줬다

이쁜이라면 우리집에 사랑하는 사람을 데리고 올 수 있겠냐 물었더니 

선선하게 물론이지~한다

우리집도 자기의 일부분인데 사랑하는 사이라면 그것이 문제가 되겠냐는 것이다

탁이도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탁이와 이쁜이가 에미를 닮아 현실감이 떨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쉽게 바꿀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정신승리인지 알 수 없다

이유가 무엇이든 이쁜이랑 탁이가 그렇게 말해 줘서 나는 안심했다

서로에게 미안하거나 원망하는 마음이 없이 살아가는 이 삶에 너무나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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