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는 둘쨋날 산행을 하기로 했었다

일기예보를 보니 비오고 바람분다

아침 여섯시 현재 정상통제다

비와도 예정대로 가기로 마음먹었는데 아무래도 어렵겠다

우도에 가기로 했다

우도가는 버스를 타고 가다가 굳이 이렇게 멀리 갈 일이 없어 월정해수욕장에서 내렸다

마을길을 따라 걷다가 너무너무 맛있는 소금빵집을 만났고

너무너무 귀여운 몽글 요커트집을 만났다

길이 이쁘다고 무작정 걷다 보니 월정~김녕 올레길이다

세시간 걷는 동안 구름과 바람과 언덕의 풍경이 한편의 영화처럼 멋지다

이쁜이와 <폭풍의 언덕>을 찍었다

다음날 한라산을 열한시간 걸었다

자고 일어났더니 종아리도 아프고 몸이 무겁다

부득부득 한라산을 먼저 갔더라면 뒷날 힘들어서 하루종일 카페에만 앉아있을 뻔 했다

계획으로 움직이는 여행이 아니라 이쁜이마음 내마음이 가는 대로 움직인 여행이 그보다 더 좋을 수 없이 충만하다

여행내내 따라다니는 놀라운 행운에 이쁜이랑 희희낙낙

그냥 따라온 행운인 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쁜이가 한라산예약을 이틀 다 해놓았다

이쁜이의 신의 한수다

울애기 어떻게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을까 

울애기 덕분에 정말 멋진 여행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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