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밤에 잠깐 비왔다고 죽을 줄 모르고
산책길로 쏟아져 나온 달팽이들
언제 또 비가 올지 모르는데
다음비가 올 때까지 꼼짝못하고 여기에 있어야 되는데
나는 매일 점심먹고 이 길을 걷는데
가끔씩 자전거도 지나다니는데
이것들을 어쩌면 좋으냔 말이다
무심히 밟혀 으깨지는 허망한 목숨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