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비 환불을 받으려면 탁이이름으로 된 통장이 필요하다
그동안 쓸 일이 없어 서랍속에 넣어뒀던 통장을 찾았다
게임을 하고 있는 탁이에게 내일 까먹지 않게 미리 계좌번호를 사진으로 찍어 저장해두라고 했다
여러번 당부했다
오늘 아침 샤워를 하고 있는데 학교에 간 탁이한테서 전화가 왔다
들어보나마나 통장얘기겠구먼 생각했는데 역시나 통장번호좀 알려달란다
성질나서 알려주고 싶지 않았는데 급하다고 하니 결국은 알려준다
이번에는 그냥 넘어가면 안될거 같다
탁이를 어떻게 교육시켜야 되나
첫번째 방법 승질나는 대로 실망했다고 쏟아붓는다
이런 일이 생길 게 뻔해서 여러차례 당부를 했는데도 듣지 않았다
해야 할 일을 야무지게 챙기지 못하는 모습이 실망이라고 독하게 쏴주고 싶다
두번째 방법 사회에 나가서 지금처럼 할 경우 얼마나 비난받을지를 알려준다
작은 일 하나하나로 평가받은 대인관계에서 이런 식으로 무책임하게 행동한다면
사회생활이 어려울거라는 경고를 적나라하게 해준다
그러면 탁이한테 또 별거 아닌거 갖고 심각하게 군다는 소리나 들을거 같다
세번째 탁이는 오늘 아침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볍게 물어본다
저도 실수한 걸 알 터이니 뭔가 생각이 있겠지
내가 얘기하기보다 탁이 생각을 물어보자
점심때 통화를 했다
"오늘 아침 일에 대해서 탁이 머 할말 없냐?"
"엄마는 머 그런 일 갖고 화낸대?"
에효 내가 탁이한테 너무 큰 기대를 하고 있나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