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에서 스카프를 사는 것은 나만의 특별한 행사다
비단이장수 왕서방이라 했으니 특별히 더 기대된다
<예원> 상가를 혼자 어슬렁거리며 스카프를 구경한다
물색이 참으로 곱다
가격표를 보니 천차만별이다
십만원 가까이 되는 것도 있고 오천원짜리도 있다
내가 살거는 몇천원짜리지만 좋은거 구경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이다
고급실크를 만져본 것이 나의 실수다
한없이 가볍고 한없이 부드럽다
와 이런게 실크로구나
좋은 실크 만져본 내 손에 그 감촉이 남아있어 오천원짜리 실크의 껄끄러움을 끝내 받아들이지 못한다
결국 빈손으로 나왔다
질이 좋고 나쁘고는 상관하지 않고 형편에 맞게
그곳을 추억할 수 있는 기념이 되는 스카프면 만족하던 나였는데
비교의 덫에 빠져 허우적거린다
내가 감당하지 못할 유혹의 대상이라면
때로는 외면하는 것도 괜찮을거 같다
공항으로 가는 길에 뒤늦게 만원 주고 스카프를 하나 샀다
고급실크의 부드러움을 아직 잊지는 못하나
내 상해여행을 추억할 수 있는 내 예쁜 스카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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