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9일
"여행은 정말 사람인거 같애
캄보디아 사람들 정말 정말 좋아 잘 웃고 순박해 생각할수록 행복해
라오스도 그렇대 우리 라오스 꼭 가자"
"인도에서 홍콩갔을 때 그런거 느꼈어
홍콩사람들은 안웃어
내가 엄마 때문에 마음이 좀 변하는거 같어
라오스가는거 생각해볼게"
2015년 4월 12일
한달만에 엄니네를 갔다
하우스 앞에서 풀을 뽑고 계시던 엄니 나를 보시더니
"일년만에 보는거 같다"하신다
울엄니 나를 많이 기다리셨구나..
2015년 4월 12일
봉사활동가러 여섯시에 일어난다던 탁이가 여섯시 반에도 안일어난다
"이따 재현이전화오면 갈꺼야"
한참이 지나 전화벨이 한번 울리고 여전히 탁이는 잔다
여덟시쯤 다시 깨우러 간다
"봉사활동 안가?'
"안갈꺼야"
속이 터진다
할 일이 있는데도 자느라고 미루고 취소하는 탁이가 너무 실망스럽다
"약속을 했으면 지켜야지 이게 뭐하는거야"
"가" 이불 뒤집어쓰고 하는 말
천불이 나서 으구 으구 소리가 저절로 나온다
"조용히 해"
그 소리가 다이나마이트에 불을 댕겼다
"야~~엄마한테 그렇게 얘기해도 되는거야!!!!"
"엄마가 먼저 으구으구 했잖아"
또다시 만나는 철벽
내가 탁이를 너무 버릇없이 키웠다
2015년 4월 14일
티비에서 모자가 여행을 한다
서로에게 상처를 받아 힘든 이들이 여행하며 그 상처를 치유하는 프로다
아들과 엄마가 나란히 걷는 풍경이 아름답다
"탁아 엄니도 저렇게 탁이랑 여행하고 싶어~~~"
"엄마랑 나랑 여행가면 우리는 여행하면서 저거 찍을 일 생길거야"
테레비속에서 엄마 건강이 걱정돼 하는 얘기를 건성으로 듣는 엄마 때문에 화가 난 아들이 혼자 앞서간다
"저 엄마는 괜찮다는건데 아들은 그렇지 않은거네 저렇게 작은 일로 갈등이 생기는거야"
"그러니까 제발 아들말좀 들으라구"
"그러게 엄니는 우리탁이가 저렇게 챙기면 들어야지 우리 둘이 여행가자~~"
"생각좀해볼게~"
2015년 4월 30일
"효민이가 현관문에 초코우유 걸어놓고 갔어 시험잘보라구"
"들어오지두 않구?"
"응 그냥 몰래 놓고 갔어"
"효민이 왜캐 사랑스럽냐"
"아주 마니"
2015년 5월 13일
<바람냄새맡아봐 아카시아 찔레꽃향이 달달한 풀냄새도 나>
탁이한테 문자를 보냈다
저녁에 문자 봤냐고 물었더니
"엄마 또 이상한거 보냈지? 혼자 삘 받아서 나는 이해안가는 얘기 했지?
혼자 윤동주로 빙의해서 뭐라구뭐라구
그런 얘기해도 나 하나두 몰라 ㅎㅎㅎ"
"야~~엄니가 느끼는 것좀 상상해봐~"
이쁜이한테 이 얘기를 해줬더니 이쁜이도 그렇다네 아놔~
2015년 5월 15일
학교앞 분식집이 음식값을 올렸는데
한꺼번에 이천원을 올렸다네
"밥값이 담배값이여? 한꺼번에 그렇게 올리면 우리는 어떻게 하라는겨"
2015년 5월 22일
"얘 어제가 부부의 날이라고 하더라"
"그래요?"
"너도 몰랐었구나 부부의 날이라고 혀서 내가 고맙다고 전화할라고 했는데
점심때 일하다가 늦게 들어와서 못했다"
아침 출근준비하다 받은 엄니 전화
애틋하고 다정한 엄니맴 때문에 묘해진다
2015년 6월 11일
금요일마다 지역아동센타에 가서 봉사활동을 하는 탁이
담임선생님의 반대로 못하게 됐다네
아이들이 잘 따라 계속하고 싶은데 선생님이 안된다고 할까봐 얘기를 못꺼내겠단다
"탁이가 투수야
투수는 공을 던져야 투수인거지
그 공이 스트라이크가 될지 포볼이 될지 빈볼이 될지는 아무도 몰라
스트라이크가 될거라고 믿고 그냥 던지는거지 이게 안디면 어떡하지 겁먹고 아예 공을 안던지면
그게 말이 되나?"
탁이가 내 말을 이해한다
게임할 때는 엄마가 불러도 대답안하는게 아이들인데
탁이가 가면 게임하다말고 뛰어오는 아이들이란다
헤어질 때도 여덟번 정도는 인사를 한다네
차에 탔다가도 금방 차가 출발안하면 또 뛰어와서 인사하는 아이들이 참 이쁘다네
그런 애정이면 선생님을 설득해야는데 우리탁이가 이렇게 주저한다
상대방이 꺼려하면 쉽게 말을 못꺼내는 성격이 똑 나를 닮앗다
"엄마말이 옳긴한데 그게 쉽게 안돼"
삼일이 지났는데 아직 결정을 못했다고 한다
우리탁이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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