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길로 들어서는데 저만치 앞에 개 두마리가 있다

어제 식당개 이쁘다고 쓰다듬다가 코를 물렸다는 기사를 읽은 터라 무섭다

돌멩이를 하나 주워야 하나

여차하면 저 나무에 매달려야 하나

곁을 지나가는데 머리가 쭈볏쭈볏 선다

숨도 크게 못쉬겠다

나는 잔뜩 긴장하고 있는데 애네들이 슬슬 따라온다

고개도 못돌리고 곁눈질해서 쳐다보니 순하게 생겼다

말을 걸어본다

"니들끼리 왔냐?"

자두 얘기도 해준다

"니들은 좋겠다 아줌마집에도 니들 친구가 있는데 이름이 자두야

자두도 밖에 나오는거 정말 좋아하는데 내가 자주 데리고 나오지를 못해 그래서 많이 미안해"

내멋대로 애들에게 이름을 지어준다

"너는 멍이고 너는 멍이야 그래서 둘이 멍멍이야"

혼자 호젓하게 걷던 산책길을 오늘은 개친구랑 얘기하며 걷는구나

숲을 한 바퀴 돌아 나오는데 마을로 내려가는 샛길에서 흰멍이가 그 길로 내려간다

얼룩멍이는 계속 나를 따라온다

"일루와~ 일루와서 같이 가자"

흰멍이가 계단에 앉아 잠깐 망설이더니 쫄래쫄래 이쪽으로 따라온다

언제 봤다구 이렇게 내말을 잘 듣는지 아주 귀엽고 이쁘다

사무실까지 따라오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숲길이 끝나니 지들 갈 길로 간다

참 쿨한 애들이다

"안녕~내일 또 같이 가자"

햇볕이 봄볕처럼 따뜻한 한낮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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