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고구마를 삶았다

화장실에서 고구마를 닦고 대충 물을 뿌리고 나왔는데 뒤이어 화장실간 과장님이 큰소리로 말한다

"어깨아프다더니 변한겨? 이렇게 놓고 그냥 나갔네"

바닥에 남아있는 붉은 흙을  보고 하시는 말씀이다

 

저니는 왜 저렇게 말을 푼수없이 할까

꼭 저렇게 큰소리로 말해야 하나

그냥 조용히 물을 뿌리던가 자기가 하기 싫으면 그냥 말든가 하면 되는거 아닌가

참 말이 많은 사람이야 아휴 싫어라

 

아침에 수긍을 다짐했다

상대방이 옳다고 인정하는 마음으로 순하게 살자

내가 시도때도 없이 발끈거리는게 늘 마음에 걸렸다

수긍하는 하루를 다짐했건만 나는 지금 푼수없는 과장님이라고 울근불근하고 있다

과장님말에 수긍하자

과장님말이 터무니없는게 아니다

나라도 누군가가 나처럼 해놓고 나왔더라면 속으로 어지간히 흉봤을 것이다

속으로 흉보는거나 말로 흉보는거나 매한가지지

내가 말 듣게 행동한 것이거늘 발끈할게 뭐야

수긍이 된다

좀 낫다

아니 많이 나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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