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꼭대기에 있는 성을 구경하고 나오려는데 출구를 찾을 수가 없다
탁이랑 이리저리 헤매다 사람들에게 물었다
"웨어 이즈 다운로드?"
그랬더니 이사람저사람이 저쪽으로 가라고 손가락으로 알려준다
내 영어실력에 나도 깜짝 놀랐다
인도에 있는 동안 나의 영어가 여행에 날개를 달아줬다
아무데서고 다 통했다
기차 안에서는 호텔 요리사친구를 만나 여섯시간동안 끊임없이 웃고 떠들었고
가게 안에서는 가격협상을 하고 선물까지 얻었고
영화관 앞에서는 인도청년에게 환불못받아 처치곤란한 영화표도 한장 팔았고
젊은 애기엄마한테는 애기가 얼마나 이쁜지 수다를 떨었다
탁이가 이런 엄니를 보며 얼마나 대단하다고 생각할까 으쓱했다
엄니한테 자극받아서 우리탁이 영어회화공부에 불이 댕겨질지도 모르겠다고 기대했다
영어사전에서 다운로드를 찾아봤다
아래로 내려가는 길하고는 전혀 상관이 없는 말이다
이 엉뚱생뚱한 단어를 쓰며 난 당당했고 그들은 알아들었던 거다
손짓 눈짓 대충 어림짐작으로 통했을 그들과의 대화가 생각할 수록 재밌다
외국어가 별거간?
서로 말하려는 의도를 알아들으면 되는거지
인도사람들하고 대화가 되지 않았더라면 이만큼 유쾌한 여행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타지마할의 아름다움보다
갠지즈강의 기억보다
나와 대화를 나누었던 그들이 자꾸만 그리워져 다시 인도에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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