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처지와 다르다고 생각하면 동정이고
나와 같은 처지구나 싶으면 연민이라는 말이 있다
자전거릭샤을 보는 내 마음이 참으로 불편했다
자전거릭샤를 타면 그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도
차마 타지 못한 것은 내가 너무 등치가 크기 때문이다
그들의 남루한 옷차림과 비쩍 마른 다리를 보면
자전거 뒤에 편안하게 앉아서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시내로 산책을 나갔다가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이쁜이가 자전거릭샤를 타자고 했다
짧은 거리고 길도 평평해서 이런 곳은 괜찮겠다 싶었다
키가 큰 할아버지릭샤꾼과 눈이 마주쳤다
생각했던 것보다는 자전거를 모는 할아버지가 힘들어하지 않아서 불편하지 않았다
할아버지가 말한 오십루피에 십루피를 더 얹어드렸다
할아버지가 이마에 손을 대는 인사를 하며 고마워하신다
바라나시기차역으로 가야 하는데 숙소앞에 오토릭샤가 없었다
이런 일은 처음이다
항상 넘치게 많은 오토릭샤였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다른 일행은 다 출발하고 우리와 길잡이만 남았다
길잡이가 자전거릭샤라도 타자고 했다
이번에는 젊은사람이었다
나와 이쁜이와 십키로그램이 넘는 베낭이 그의 자전거에 실렸다
젊은릭샤꾼이 힘겹게 페달을 밟았다
그는 오토릭샤와 자동차와 사람들로 뒤엉킨 거리를 힘겹게 힘겹게 달린다
가도가도 기차역은 나오지 않고
옆과 뒤를 살피느라 고개를 돌리는 젋은릭샤꾼의 얼굴에 땀이 흐른다
그 젊은이는 우리탁이 또래로 보인다
자전거가 잠시 멈췄다기 출발할 때마다 품에 안고 있는 베낭을 나도 모르게 들어올렸다
내가 베낭을 들어줘야 그가 덜 힘들거 같아서
바보같았지만 본능적으로 그래졌다
숙소앞에서 출발할 때 그 젊은이는 육십루피를 달라고 했다
아까 산책길에 자전거릭샤를 탔을 때보다 열배 백배는 힘들고 먼거리인거 같은데
이 젊은이는 왜 그거밖에 안불렀을까
역이 이렇게 먼 줄을 몰랐나?
도저히 그가 말한 만큼 줄 수가 없겠다
그에게 이백루피를 주었다
그가 기뻐할거라 기대했는데 지친 그의 얼굴에는 별다른 표정이 없다
그의 무덤덤한 깊은 눈빛이 더욱 가슴이 아팠다
그의 처지만큼 곤란하지는 않지만
나 역시 가진게 건강한 몸밖에 없는 가난한 사람이다
가진거 없는 사람들이 먹고살기 위해서는 이렇게 몸이 힘들 수밖에 없는거지
그 젋은이와 나 그리고 가난한 많은 이들에 대한 동정과 연민으로 한참동안 마음이 무거웠다
자전거릭샤는 다시 타고싶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