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겨울방학때는 보충수업신청안할거야"
"보충수업 안하고 그 시간에 할거 생각하는거 있어?"
"애들하고 아빠네 갈거야"
"친구들도 보충수업 안한대?"
"아니 다해 토요일날 가서 화요일쯤 오면돼"
"그건 보충수업하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잖아 이번에 가지 그랬냐?"
"원래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영훈이가 보충수업 빠지기 싫다고 일요일날 오자는겨 그래도 돼?"
"그거는 보충수업 때문에 못하는게 아니라 친구들하고 시간이 안맞아서 못하는거잖아
지금 탁이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생각하고 있는겨?
"아 몰라 나 보충수업안할겨"
"탁이가 한 말을 잘 생각해봐 탁이가 말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그리고 탁이와 나는 말이 없었다
탁이가 스스로 핑계를 대고 있다는 것을 깨닫기를 바랬다
그리고 대화가 이어지기를 기대했다
그런데 내 생각과는 다르게 끝이 나버렸다
가만히 내가 한말을 되짚어본다
나는 탁이가 공부하기 싫어 핑계대는게 싫었다
영훈이가 보충수업 안빠지겠다고 한 말도 부러웠고
용훈이가 열심히 공부해서 성적이 엄청 올라간 것도 부러웠다
자꾸만 영훈이 용훈이 얘기를 하고 싶어 입술이 달싹거렸다
그 마음이 내 말에 담겼을 것이다
탁이의 마음을 살피지 않고 짐작을 했다
탁이 말은 핑계라고 단정했고 그것이 짜증이 났고
내 생각이 옳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 말 잘 생각해보라고 선언을 해버렸다
탁이가 입을 닫아버릴 만하다
공부는 스스로 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자꾸만 잊게 된다
그리고 모두가 공부길을 가야하는건 아니라는 사실도 잊게 된다
다그쳐서 될 일은 아니라는 걸 알면서도 친구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보면 부럽고 불안하다
그때마다 탁이하고 작은 충돌이 일어나고 나는 나의 조급함을 자책한다
탁이의 공부가 나를 참 혼란스럽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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