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게 있어서 나왔어 버스타는데서 기다릴게"
"잘됐다 엄니 짐이 많았는데 탁이가 마중나오고 아이고 좋아라"
대술서 엄니가 챙겨준 반찬가방 들고 나오다 탁이전화를 받았다
헤에~ 별일이네 평소에는 마중나오라고 해도 귀찮다고 툴툴대던 탁이다
버스정류장에 서있는 탁이가 보인다
오래기다려서 지루했는지 아니면 요즘 자블라니신세여서 그런지 표정이 그리 밝아보이지는 않는다
버스에서 내리니 우리탁이가 싱긋 웃는다
그러더니 슬그머니 뒤에 감춰둔 화분을 꺼내 건낸다
예쁜 비닐포장에 리본을 매단 베고니아화분이다
"와~~~이게 뭐야~~~~~"
"선물"
"우리탁이 엄니한테 이거 주려고 기다린거여? 우와 이쁘다 와~ 진짜 기분좋다 와~ 행복해라~"
어제 탁이가 예원이한테 시험성적걸고 내기한거 져서 저녁사야한다고 용돈을 가불했다
그런 형편이니 탁이한테 생일선물은 아예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우리탁이가 이렇게 깜짝선물을 준비했다
더구나 이렇게 낭만적인 방법으로 말이다
아침에 준 용돈 이천원이 전부일텐데 오천원짜리 화분을 어떻게 샀대
누나가 엄니생일잊었을까봐 슬그머니 카톡을 하는 탁이
우리탁이가 올해는 신경을 많이 쓴다
그러는 탁이가 의젓해보이고 듬직해보여 무지 기분이 좋다
탁이가 내 인생의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