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한뼘 밑으로 별하나 매달렸다
별꼬리 달린 밤
나는 대술을 간다
"산정 식당에서 고기를 싸게 판다구 하길래 사왔다
국 끓이구 내가 전화헐게 퇴근하고 그차 타고 왔다가라"
어제 그러시더니 오늘아침 전화가 왔다
"국 끓였놨다 이따 올래?"
먼저번 찹쌀도나스를 맛있게 드시길래 그거 몇개 사갖구 다섯시 반차를 탔다
밤공기가 차다
울엄니는 차턱에 일찌감치 나와 기다리실거다
버스불빛속에 작은 체구의 엄니가 보인다
마스크까지 하셨다
저렇게 추위타시면서 뭘 이렇게까지 하시느라고 에휴~
버스가 서고 나는 내리지도 못하고 버스 안에서 엄니가 주시는 가방만 받아든다
가방 안에서 고소한 냄새가 난다
멀국담은 통이랑 잡채랑 초코렛사탕봉지가 들어있다
형님이나 아가씨가 엄니 드시라고 간식거리 사다드리면 엄니는 그걸 탁이주라고 이렇게 챙겨주신다
형님이나 아가씨는 참 보람없다
집에 와 전화를 드렸더니 빵 몇개 사갖구 간 걸 야단하신다
돈아깝게 왜 자꾸 이런걸 사오냐구 다음부터는 당최 이러지 말라구 하신다
몇천원 쓰는 것도 나한테는 벅찰 거라고 생각하시는 우리엄니
내가 평소 어떻게 돈쓰는지 아시면 우리엄니 아주 기절하실거다
내 어디에 복이 붙어 이리 살뜰한 엄니의 보살핌을 받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