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토의 오전은 한없이 여유롭다

엄니 아시면 기절하실 일인데 휴일의 늦잠은 아홉시 열시를 넘어간다

자고 싶은 만큼 자고 일어났을 때의 행복함이란!

휴일의 진정한 의미는 늦잠자기다

그걸 잘 아는 에미는 아홉시반에 일어나 

우리탁이 잠결에라도 들으라고 라디오를 작게 틀어놓는다

아름다운 음악과 잘자고 있는 우리탁이를 마음의 베개삼고 누워 책을 읽으며 달달한 휴일을 즐긴다  

열시반 친구에게서 걸려온 전화받느라 생각보다 일찍 일어난 우리탁이가

작은방으로 가더니 바루 컴퓨터를 시작한다

"아이구 일어나자마자 컴퓨터 하는겨?"

하나마나한 소리를 한마디 한다

어느 일요일인가 컴퓨터를 너무 오래하는거 같다는 내말에 우리탁이가 아주 기막힌 말을 했다

"엄마 긍정적으로 생각해 내가 컴퓨트를 오래 했다구 생각하지 말구 아 탁이가 일주일동안 공부하다가 주말이어서 컴퓨터를 맘껏 할 수 있게 됐구나 이렇게 생각해"

그래 컴퓨터 갖구 괜한 실갱이하지 말자

그런데 세시간이 넘어간다 

이대로 두면 하루죙일도 문제없겠다

"탁아 세시에 산에 간다 그때까지만 하자"

아이패드계약을 철저히 이행하는 우리탁이는 시간이 되자 컴퓨터를 끄고 따라나선다

숲길을 걸으며 고백한다

"탁아 엄니가 솔직하게 말하면 우리탁이가 컴퓨터를 너무 오래할까봐 산에 가자고 한겨"

"알어 근데 나 평일에는 이거보다 더 오래하는디?"

그렇긴 하다 

바람직한 컴퓨터시간이 하루 한두시간이라는데 우리탁이는 학교갔다와서 아홉시까지니 네시간이 넘는다

"우리탁이가 마음먹으면 언제든 컴퓨터를 끄니까 엄니가 심각하게 걱정하는건 아닌데

시간을 좀 줄여야 할거 같어 세상에 볼게 얼마나 많은데 그 조그만 컴퓨터 화면만 들여다보냐구 아깝게"

"근데 게임만하는거 아니구 친구들이랑 노는거야"

"기냐? 애들이 컴퓨터로 모이니 안할 수도 없겄다 그래도 엄니는 중독 뭐 그런게 걱정이여"

"난 중독은 아니야 안할 때는 며칠 안해두 아무렇지 않아"

"그려 그건 아주 훌륭한겨 근데 탁이가 컴퓨터 하는 시간은 좀 줄여야 할거 같어 

우리타기가 시간조절 잘 할 수 있지?"

"알았어"

이런 대화를 방이 아닌 숲속에서 나눈다는게 참 좋다

우리탁이 종알종알 변성기 들어선 목소리로 들려주는 마음의소리는 왜 그렇게 웃긴거여

탁이와 낄낄거리며 걷는 산행이 참 행복하다  

근데 우리타기 진짜 말 많다

쉴새없이 조잘거린다 나중에 혹시 여자친구가 말많다고 싫어하지는 않을까 걱정이 된다

아 조잘조잘조잘조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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