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한 고객들을 보고 난 마음이 허망하다
류승범이 죽자사자 뛰어다니며 만나는 이들은 자살가능성 99.9%인 사람들었다
자기의 목숨을 포기하는 댓가로 받을 보험금외에는 다른 희망이 없는 사람들
오부장은 말했다
"2년이 지나면 자살하려는 이들의 생각이 바뀔 줄 알았다"
허나 상황이 좋아지지 않는데 시간을 더 갖는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오히려 상황이 더 나빠지는데 말이다
영화는 영화답게
폭발할 거 같은 상황을 아슬아슬하게 넘기고
그들은 죽음의 문턱에서 다시 한번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지뢰밭같고 살얼음판같은 삶이어도
그들에게는 살아야 할 이유, 바로 가족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영화라지만
그들의 후일담은 너무나 쉽다
일년후
달랑 세글자 자막 뒤에 펼쳐진 그들의 삶은 너무나 간단하게 문제가 해결되어있었다
비정규직청소부는 정규직이 되고
노숙자였던 청년은 분식집을 차리고
집없이 떠돌던 소년은 공연장에서 기타연주회를 갖는다
이렇게 간단한거였어?
그럼 그 긴 시간동안 보여줬던 절망적인 고통은 뭐란 말인가
감독이 사는 걸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너무 어이가 없어서 배신감까지 들었다
진지하게 삶의 지난한 고통을 얘기하다가는
동화처럼 모두가 행복했습니다 해버리는 영화의 실망이 오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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