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창

합창이 좋다

여럿이 모여 이루어 내는 섬세한 소리의 조화가 좋고

무리에서 나오는 웅장함이 좋다

천안 봉서홀에서 합창공연이 있었다

표값이 오천원

허나 공연끝나면 막차를 놓치고 신창전철역서 택시타야하니 드는 차비가 4만원

조금 쎄다

그래도 가야했던건 대전시립합창단 천안시립합창단 당진군합창단 세 합창단이 연합하여 부르는

헨델의 메시아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흔치 않은 기회다

 

역시 멋진 공연이다

공연 내내 행복했다

높고 낮의 소리의 어우러짐이 마치 산들바람처럼 내 몸을 내 마음을 휘감아 돈다

너무 행복해 한숨이 나오는 순간들이었다

마지막 메시아의 할렐루야 때는 공연장에 작은 소란이 일었다

매너있게 서서 듣는 이도 있었고

일어났다 뻘쭘하게 앉는 사람도 있었고 웅성웅성

지식과 정서가 서로 합치되지 않을 때는 어쩌지

마음이 시키는대로 해야지 머

그래서 난 편안하게 앉아서 할렐루야를 감상하기로 했다

국왕의 감동와 내 감동은 다를 수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어색했던 시간

공연예절은 참 사람을 난감하게 한단말야ㅋㅋ

 

행복한 공연이었지만 한가지 너무나 아쉬운 것은

우리가곡이 없었다는 거다

3개합창단이 노래를 했건만 우리가곡이 단 한 곡도 없었다

선율은 아름답지만 내용은 전혀 모를 외국곡들은 

음악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 수 없게 걸림돌 하나가 가로막고 있는 기분이다

우리가곡의 선율과 서정적인 가사가 참 목말랐다

합창단 지휘하는 분들이 모두 해외유학파들이더만 그래서 그런걸까?

그분들이 나이들면 생각이 달라지려나

내 왼쪽옆에는 타기가 있고

오른쪽옆에는 할머니가 계셨다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이렇게 다양하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선곡을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공연후기로 올려야겠다

 

다음이 기다려지는 공연

행복한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