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말고사준비중인 이쁜이가 또 마법에 걸렸다

초조해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저 짐을 어떻게 덜어주나 싶어

책 한귀절을 읽어줬다

사람이 본래 즐거운 것이어서

공부하는 것은 그 즐거움을 찾는 것이고

즐거움을 찾는 것이 공부하는 것이다

이런 내용이었다

시험이라는 중압감을 덜어주기 위해서

위로가 될까 해서 그랬던 건데

역효과가 나타났다

 

이쁜이가 눈물을 흘리며

열심히 하고 싶은데 계속 잠만 잔다고 했다

내가 약간 헛짚은 것이다

나는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초조해서 힘들어하는줄 알았다

야간자습끝나고 독서실도 다니고

집에서도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기척이 있길래 그런줄 알았다

근데 알고보니 공부하는 분위기에서 잠만 잤다는거다

실망이라고 해야 하나 짜증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게 슬며시 올라왔다

마음이 그러니 울고있는 희경이가 안쓰러운게 아니라 답답해보였다

공부에 대한 욕심을 버리던지

욕심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안되는 부분이 뭔지를 찾고

그 부분이 찾아지면 되게 노력하는 거고

이렇게 차근차근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거 아닌가

맨날 똑같은 푸념이니 나라면 염치없고 지겹겄다

 

시작을 하지 말걸

답답한 마음에 목소리가 커지고 또다시 지당하신 말씀을 내렸다

몰라서 못하는게 아니라 알면서도 안돼서 고민인거 말이다 - 노력해보자

그러니 이쁜이에게는 도움은 커녕 답답함만 더 얹어주는 에미가 됐다

 

소심하고 예민하고 지나치게 진지한 성격이

꼭 나를 닮아 이쁜이를 볼 때마다 걱정이다

내가 살아온 과정을 겪을 걸 생각하니 안쓰러워 자꾸 얘기를 해주고 싶다

하지만 말을 들어서 될게 아니라는 걸 안다

스스로 겪어가면서 적응해나갈 거라는 걸 안다

알면서도 이렇게 걱정이다

 

내가 살아보니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마음의 평화이다

자랑스러운 결과물이 있어 인생이 행복한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를 인정하면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낀다

이쁜이가 탁이가 이러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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