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나는 쫄보다

천천히2 2022. 8. 10. 12:10

2022년 7월 29일

회원이 열명정도 되는 낭독모임이라고 했다

기타교실선생님이 지인의 부탁을 받았다며

그 모임에 가서 기타연주하면서 노래를 하자고 한다

선생님은 격의 없는 모임이니 부담감을 갖지 말라고 하는데

남들이 주목하는 자리에서 지나치게 긴장하는 나는 너무 부담이 된다

법륜스님말씀처럼 떨리면 떨린다고 솔직하게 인정하고 
잘난 척 하는 마음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을 보여주면 되겠지

테레비에서 스물몇살 앳된 청년이 협곡 사이에 외줄을 걸고 줄타기를 했다

청년의 발아래 까마득한 협곡이 아찔하다

목숨이 열두개여도 모자랄 상황에서 청년은 순간에 집중하고 성공에 열광했다

저런 사람도 있는데 낯선 사람 앞에서 노래하는게 뭔 큰일이라고 엄살인가

그렇게 마음을 달랬다

 

우리 일행이 4명

주최하는 사람1명

그니가 어제  행사장에서 만나 초대했다는 사람1명

밥보다 고추장이 많다

지레 겁먹고 전전긍긍한 지난 며칠이 우습다

물고기 저 놀던 방죽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자리에서도 긴장하면 그건 진짜 말이 안된다

그런데 말이 안되게도 나는 긴장했다

노래를 부르는데 호흡은 짧고 길게 빼는 소리가 덜덜거린다

민망하다

듣는 사람들은 내 노래를 들으며 얼마나 불안했을까

 

미경언니랑 기타연주하면서 노래하는게 너무 좋아서

기회가 되면 낯선 사람들하고 함께 어울려 노래를 하겠다는 꿈을 꾸었다

오늘이 대망의 1일이 될 수도 있었다

해보니 나는 너무 쫄보라 안되겠다

그냥 연습실에서 즐겁게 노래하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나는 오늘 아무도 모르게 데뷔했다가 아무도 모르게 은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