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첫날
2022년 1월 1일
어항가는 길목이 정체다
몇년 전부터 새해 첫날 대천에 왔는데 이런 적은 처음이다
뭔일인가 했는데 해저터널 때문이었다
얼마전에 개통한 해저터널 구경나온 사람들로 대천항이 와글와글이다
식당도 사람들이 넘쳐났다
오후 늦은 시간이라 한산할 줄 알았는데 웬걸 자리나기를 한참동안 서서 기다려야 했다
직원들이 정신없이 왔다갔다 한다
옆자리 술취한 손님들이 어찌나 큰소리로 대화를 하는지 너무 불편하다
직원이 오더니 도미 주문인지를 확인했다
잘못된 주문인걸 확인하고 갔는데 조금 이따 다른 직원이 와서 또 묻는다
"도미주문하셨지요?"
"아니요 대게요"
뭐가 잘못됐는지 직원이 갸웃갸웃하며 간다
이때부터 예열이 시작됐다
잠시 후 또 다른 직원이 와서 도미 뭐라고 하길래 "아니요~"하는데 내가 생각해도 목소리가 좀 컸다
탁이눈이 똥그래진다
아차했다
나중에 직원이 와서 또 도미 뭐라구 하면서 한번더 잘못된 내용을 확인했다
알고보니 우리 자리에 앉았던 손님이 마음대로 다른 테이블로 옮겨서 혼선이 생긴거였다
탁이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대게를 큰맘먹고 먹으러 간건데 도떼기같은 식당에서 정신없이 먹고 왔다
바닷가를 걷는데 탁이가 말했다
식당에서 엄마 모습이 충격이었어
딱 봐도 직원들이 너무 바빠서 실수하는건데 그렇게 짜증낼 일이 아니잖아
그분들은 아침부터 얼마나 시달렸겠어
엄마같이 짜증내는 손님은 또 몇명이나 있었겠어
내가 싫어하는 유형 세가지에 식당에서 직원한테 짜증내는 사람이 들어가
탁이한테 사과했다
한해를 채울 호탕한 기운 맘껏 받자고 기껏 바다에 와서는
조그마한 불편에도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보여서 미안하다
친절하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엄니마음속에 짜증이 많았나보다
탁이말 명심할게
탁이가 엄니한테 솔직하게 말해줘서 고마워
탁이가 나의 거울이 되어 내 모습을 가다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