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염색방 친절한 직원
천천히2
2020. 12. 15. 14:57
다섯시에 퇴근해서 염색하러 갔다
사장님은 안보이고 막 염색을 끝낸 손님과 직원뿐이다
직원에게 염색할 수 있냐고 물으니 된다고 한다
염색하면서 직원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나때문에 직원퇴근이 늦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5시 퇴근하는 직원에게 가게마무리를 맡기고 사장님이 외출하셨는데
공교롭게도 일이 다 끝나가는 그때 내가 온거였다
그런 사정을 말해 주었으면 내가 오늘 염색안하고 다음에 다시 왔을거라고 했더니
일부러 찾아왔는데 그럴 수가 있냐고 한다
그니나 나나 퇴근시간만 기다리는 직장인인데 이것참 미안하다
샴푸를 끝내고 나니 여섯시 반이다
직원이 바깥날씨가 추우니 천천히 머리 잘 말리라고 말한다
한참 늦어진 퇴근에 마지막 손님 얼렁 내보내고 싶기도 할텐데
서두르는 기색 하나 없이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웠다
친절한 이 직원이 있어서 가게가 더 잘 될거 같다
다음에 사장님한테 꼭 얘기해줘야지
그냥 오기 서운해서 빵집에 들러 빵을 샀다
염색방으로 다시 가서 나 때문에 퇴근이 늦어진게 영 미안하다고 하며 빵을 건네니 직원이 어리둥절해 한다
친절한 사람에게 보답을 해서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