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티벳여행 - 폴라로이드카메라
천천히2
2019. 9. 24. 09:41
시가체로 가는 길에 샛길로 빠져 산골마을을 찾아갔는데 마침 축제를 하고 있었다
농작물을 거두어 들이기 전에 하는 축제였다
동네사람들이 다 모여서 커다란 텐트를 치고 먹고 춤추며 놀고 있었다
마을잔치에 꼬맹이들이 신났다
이방인을 바라보는 아이들 눈빛이 반짝반짝 정말 이쁘다
드디어 내 폴라로이드카메라를 쓸 기회가 왔다
그런데 내가 사진을 찍어주겠다고 하니 아이들이 쑥스럽게 웃으며 자꾸 피한다
유난히 호기심어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꼬마를 달래 사진을 찍었다
사진기가 필름을 뱉어내고 하얀 종이 위에 점점 자기 얼굴이 보이기 시작하니 아주 환하게 웃는다
사진을 본 꼬마들이 이제 서로 사진을 찍어달라고 모여든다
그중 또래보다 성숙해보이는 여자아이가 사진을 찍고는 저쪽에 있는 동생을 찾아 데리고 온다
잠깐 뭐라뭐라 하니 동생이 텐트 안쪽으로 가서 분홍색 잠바를 들고온다
언니가 동생에게 잠바를 입히고 지퍼를 올려준다
그리고는 잘 서라고 자세까지 잡아준다
의젓한 언니모습이 너무나 순박하고 정겨웠다
폴라로이드카메라를 갖고가길 정말 잘했다
어른들도 정말 좋아했다
말이 통하지 않아도 사진 때문에 서로 마주보며 참 많이 웃었다
여행지에서 그곳 사람들과 눈빛을 마주하고 웃는 순간이 나는 너무 좋다
드랜끼 티벳
드랜끼 티벳티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