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해인海印

천천히2 2018. 2. 7. 09:54

숲에서 식물들이 경쟁하고

대지에서 동물들이 갈등하듯이

바다에서도 물결들이 싸우고 사랑을 나눈다

그러면서 생겨나는 것, 파도는 실상 허망한 거품에 지나지 않는다

바다 한 대접을 떠서 아무리 뒤져도 거품을 찾아낼 수는 없다

원래 없는 것이었다

그간에 보았던 것은 모두 물들이 부딪쳐서 만든 뒤척임이자 아우성의 흔적일 뿐

불가에서는 이를 바다에 찍힌 도장 해인이라 한다

생의 흔적이란 해인같은 것이다

바다의 파도처럼 본디 없었던 것

부재와 부재의 연쇄상태가 세상의 소란을 구성한다


소태산평전을 읽다 만난 글이 너무나 아름답다

바다위에 찍힌 도장이라니

불안한 마음에 이처럼 위로가 되는 말이 있었다

기억해야겠다

순간순간을 불도장이 찍힌 듯 집착하는 내가 꼭 기억해야겠다


2018년 6월 22일

중요한 것을 알았다

뒤척임이 고요해졌어도 물은 기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