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제란이

천천히2 2017. 12. 26. 11:26

통통한 순경이가 해괴한 소리를 한다

"난 왜 뱃살이 빠지냐?"

망언도 이런 망언이 없어 애들이 들구 일어난다

"아냐 봐봐"

순경이가 벌떡 일어나서 배를 깐다

의외로 판판한 배에 애들이 정말이네 희한하네 한다

그때 우리중 유일하게 비쩍 마른 제란이가 일어나서 배를 깐다

"내 배 봐봐라"


안치환공연에서 감동받은 얘기를 하면서 내가 시디를 튼다

"이거 들어봐봐봐 너무 너무 좋아"

안치환노래를 감상하고 있는데 제란이가 김동률노래가 너무 좋다고 휴대폰을 검색한다

들어보란다

안치환노래 한곡 듣고 시디를 껐다


양수가 황금빛인생이 그렇게나 재밌다고 한다

그 드라마를 보지 않는 내가 무슨 내용이냐고 물었다

양수가 자식한테 모든 걸 내주는 아버지얘기를 시작하는데

제란이가 옆에서 슬기로운감빵생활보냐구 진짜 재밌다고 몇번이나 말한다


제란이의 심리가 무엇인지 오래오래 생각하고있다

주목받고 싶어하는 아이같다

제란이가 평소 자기가 한 일에 대해 과한 자부심을 갖고 있기는 했는데

이번에 보니 그 성향이 더 심해진거 같다

새삼 내가 잘 늙어가고 있는지 돌아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