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심칩사기
여행 사일째 인터넷이 끊겼다
짧은 여행이니 만원짜리 유심칩이면 괜찮겠지 했는데 낭패다
이쁜이가 다시 유심을 사라고 하는데 시내에서 이걸 어케 사나
전철역에서 원숙언니와 헤어지고 유심사기에 나섰다
전철안내부스로 가서 아저씨한테 유심칩포장지를 보여줬다
웨어 캔 아이 바이 디스?
내 영어가 소통이 안된다
포장지를 보여주며 웨어를 몇번 반복하니 아저씨가 알아들으신다
"엑시트 B1 업!"
"땡큐~~~~"
지하철역출구로 나와 바로 옆에 있는 휴대폰가게로 갔다
포장지를 보여주니 남자직원이 눈치로 알아채고 길건너로 가라고 한다 "땡큐~~~~"
찻길을 건너 휴대폰가게로 가서 유심칩포장지를 보여줬다
직원이 유심칩포장지를 보고 여기 없다고 오른쪽으로 가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 땡큐~~~~~"
햐 내가 공항이 아니고 시내에서 유심칩을 사는구나 대견해라
오른쪽 가게에 가서 기대에 찬 얼굴로 유심침포장지를 보여줬다
뭔일이야 여기서도 오른쪽으로 가라고 한다
불길하다
가는 곳마다 오른쪽이라는 말만 들었다
지치고 불안한 얼굴로 블럭 끝에쯤에 위치한 '오른쪽'가게 직원을 만났다
그 직원이 이번에는 오른쪽이라고 말하지 않고 머라고머라고 길게 영어로 말한다
못알아듣는 나는 미안해서아임쏘리 아이캔트언더스탠한다
친절하기도 해라
젊은 남자직원이 내가 알아들을 때까지 천천히 몇번을 말해준다
아 전철역 안에 있는 세븐일레븐편의점으로 가라는거다 "땡큐~~~~~~"
다시 전철역으로 내려가 세븐일레븐을 찾아갔다
여기가 종착점인 줄 알았는데 하지만 여기도 없단다
유심을 차이나텔레콤에서 파는데 자기는 어딘지 모른단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안내부스아저씨한테 갔다
차이나텔레콤을 물으니 " 엑시트 B1 업!"한다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는건가?? 웃음이 나왔다
아까 처음으로 들렸던 가게에서 이번엔 여자직원한테 물었다
이럴수가 있나
바로 옆가게가 차이나텔레콤이고 그곳에 유심칩이 있었다
이렇게 바로 살 수 있는걸 한블럭을 뺑뺑 돌았다
이런 여행도 있다
모든 순간이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