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유심칩사기

천천히2 2017. 4. 26. 18:06

여행 사일째 인터넷이 끊겼다

짧은 여행이니 만원짜리 유심칩이면 괜찮겠지 했는데 낭패다

이쁜이가 다시 유심을 사라고 하는데 시내에서 이걸 어케 사나

전철역에서 원숙언니와 헤어지고 유심사기에 나섰다

전철안내부스로 가서 아저씨한테 유심칩포장지를 보여줬다

웨어 캔 아이 바이 디스?

내 영어가 소통이 안된다

포장지를 보여주며 웨어를 몇번 반복하니 아저씨가 알아들으신다 

"엑시트 B1 업!"

"땡큐~~~~"

지하철역출구로 나와 바로 옆에 있는 휴대폰가게로 갔다

포장지를 보여주니 남자직원이 눈치로 알아채고 길건너로 가라고 한다 "땡큐~~~~"

찻길을 건너 휴대폰가게로 가서 유심칩포장지를 보여줬다

직원이 유심칩포장지를 보고 여기 없다고 오른쪽으로 가라고 친절하게 알려준다 " 땡큐~~~~~"

햐 내가 공항이 아니고 시내에서 유심칩을 사는구나 대견해라

오른쪽 가게에 가서 기대에 찬 얼굴로 유심침포장지를 보여줬다

뭔일이야 여기서도 오른쪽으로 가라고 한다

불길하다

가는 곳마다 오른쪽이라는 말만 들었다

지치고 불안한 얼굴로 블럭 끝에쯤에 위치한 '오른쪽'가게 직원을 만났다

그 직원이 이번에는 오른쪽이라고 말하지 않고 머라고머라고 길게 영어로 말한다

못알아듣는 나는 미안해서아임쏘리 아이캔트언더스탠한다

친절하기도 해라

젊은 남자직원이 내가 알아들을 때까지 천천히 몇번을 말해준다

아 전철역 안에 있는 세븐일레븐편의점으로 가라는거다 "땡큐~~~~~~"

다시 전철역으로 내려가 세븐일레븐을 찾아갔다

여기가 종착점인 줄 알았는데 하지만 여기도 없단다

유심을 차이나텔레콤에서 파는데 자기는 어딘지 모른단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안내부스아저씨한테 갔다

차이나텔레콤을 물으니 " 엑시트 B1 업!"한다 

다시 원점에서 시작하는건가?? 웃음이 나왔다

아까 처음으로 들렸던 가게에서 이번엔 여자직원한테 물었다

이럴수가 있나

바로 옆가게가 차이나텔레콤이고 그곳에 유심칩이 있었다

이렇게 바로 살 수 있는걸 한블럭을 뺑뺑 돌았다

이런 여행도 있다

모든 순간이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