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쌍피 - 배타고 일본여행
배타고 멀리 가는 여행을 꿈꿨다
부산서 일본까지 밤새 가는 배가 있다
이거다 싶었는데 이쁜이랑 탁이는 지루할거라고 한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유쾌한 여행을 위해 내가 양보한다
세시간걸리는 쾌속선 비틀로 결정했다
할인된 배삯이 사만오천원이었는데 이쁜이가 더 검색해보더니 삼만팔천원짜리를 찾아냈다
히야~~해외여행가는데 왕복 팔만원이네
허걱 부산까지 가는데 케이티엑스가 오만원이다
배삯이랑 기차삯이랑 합쳐보니 싸게 나온 비행기삯이랑 비슷하다
이거 완전 바보짓했구나
결정하고 한동안 찜찜했다
근데 아니다
기대하고 고대하던 바다여행이고 덤으로 부산구경도 할 수 있다
일타쌍피로구나
일본에서 이박삼일 짧은 일정이기도 했지만 처음부터 가볍게 여행할 생각이었다
특별한 것을 보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이 유쾌하기만을 바랬다
맛난거 찾아 먹고 쇼핑몰 구경다니고 카페에 오래오래 앉아 쉬었다
편의점에서 군것질거리 잔뜩 사갖고 숙소로 들어가 또 양껏 먹었다
아주 편안하고 느긋하고 헐렁한 시간이었다
그래서인지 탁이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덜 지루해 한다
진작에 탁이에게 이렇게 해줬으면 좋았을 것을
그동안 우리가 함께 했던 여행에서 탁이가 소외되었던 것이 안타깝다
같이 여행다녀줘서 너무 고맙고 많이 미안한 탁이
이제 탁이에게 같이 여행다니자는 반협박성부탁은 안하기로 했다
세시에 부산에 도착했다
냉족발을 먹고 지하상가에서 탁이 귀를 뚫었다
자갈치시장을 구경하고 남포동거리를 걸었다
이 정도면 재밌게 여행을 마무리해도 될 거 같다
하루는 부산에서 잘 계획이었는데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될 거같다
그리고 우리모두 더위에 지쳤다
짧은여행에 만족하고 돌아왔다
생각할수록 이번 여행은 군더더기 없는 일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