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이랑이쁜이랑

에미가 되갖구

천천히2 2015. 9. 8. 17:31

<엄마 내 감정이랑 무력감을 자꾸 엄마한테 던져서 미안해 해소할 구멍이 없고 엄마가 제일 잘 알아줘서 그랬어 그냥 이거는 오늘 사과하고싶었어 기분좋았을텐데 미안하고 잘자>

 

오랜만에 다시 시작한 독서모임 뒤끝이라 기분이 아주 좋았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이쁜이랑 통화를 하는데 이쁜이 목소리가 살짝 무겁다

그래도 일주일밖에 안남았다고 열심히 하겠다고 해서 마음이 놓였다

그러더니 느닷없이 또 울기 시작한다

"불안하구 무섭고 내가 열심히 안한거 같아서 나두 싫고...."

한달내내 계속되는 상황에 내가 그만 폭발하고 말았다

그렇게 울면서 힘들어할거면 차라리 그만 두라고

최악이 일년 더 학교 다니는거라면 그까짓거 더 다니면 되는거 아니냐고 

도대체 뭐가 그렇게 심각해서 맨날 이렇게 울면서 힘들어하냐고 소리를 질렀다

 

그동안 이쁜이를 달래주고 위로해주고 격려해주느라 나도 힘들었다

이쁜이가 너무 위축되고 겁을 먹어서 그 마음 조금이라도 풀어주려고 없는 인내심을 쥐어짰다

근데 오늘이 내 인내심의 한계였나부다

 

하고 싶은대로 지르고 나니 속은 시원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내가 너무 심하게 몰아부쳐서

가뜩이나 힘든 이쁜이가 더 힘들거라는 생각에 우울했다

밤늦게 이쁜이한테 문자가 왔다

탁이한테 보여줬더니 한마디 한다

"엄마 딸 하나는 잘 둔 줄 알어~ 인정?"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