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

2015년 어록(8월 9월)

천천히2 2015. 8. 10. 15:15

2015년 8월 6일

"우리 일본여행간거 할머니한테는 비밀이여

할머니가 아시면 엄마 한심하다고 하실겨 돈 함부로 쓴다구

엄니한테는 아주 중요한 일인데 어른들 생각은 다르거든 절대 비밀이여"

제사지내러 가면서 탁이랑 이쁜이한테 신신당부한다

탁이는 좋은 협박거리 생겼다고 싱글벙글이다

 

2015년 8월 29일

"엄니는 탁이가 효민이 때문에 충격받을까봐 걱정했어"

"왜 그래? 나 냉정해 누구 때문에 내가 망가질 필요가 없잖아"

"맞어맞어 엄니도 같은 생각이야

근데 의외로 그런 남자애들이 많다던데"

"사실 나도 처음엔 힘들었어 근데 몇번 생각이 돌고 돌아

효민이한테 남자친구가 생겨서 화가난다 근데 효민이가 행복하다 그럼 나도 축하해줘야지

근데 다시 화가나 그럼 다시 생각이 돌아 이렇게 몇번 하면 어느순간 내가 그 생각에서 쑥 빠져"

"우리탁이 정말 근사하네 그렇게 깊이 생각하고 정리하는거 보니까 정말 듬직하다"

 

2015년 9월 1일

"울애기는 재복도 있고 인복도 있으니까 삶이 아주 풍요로울겨

조바심내는 것만 잘 다스리면 뎌 근데 그거 엄니 닮은겨 ㅎㅎㅎㅎㅎ"

"그러게 왜 그런걸 물려줬냐고~"

"물려준거 아녀 뭐좋은거라고 그걸 가져가?"

"아녀 엄니가 물려준겨"

"근데 걱정하지마 엄니경험으로 한 삼십년 공부하면 나아져 엄니 요즘 많이 좋아졌어 희망을 가져

이쁜이는 엄니 조바심가져가구 탁이는 엄니 팽 토라지는거 가져갔어

탁이는 엄니가 팽하면 지가 더 팽해갖구 엄니를 어이없게 만든다니까"

"아 왜 그런걸 그렇게 다 물려주냐고~~~"

"아 안물려준거라고 말하자면 엄니 모르는 사이에 넘쳐서 유출된거라고~~~"

 

2015년 9월 1일

메이즈러너를 같이 본다

토마스가 말한다

"장벽안에 있다가 괴물한테 죽음을 당하느니 차라리 미로로 나가 출구를 찾다가 죽겠다"

"탁이는 저기서 뭘 선택할거야?"

"난 나갈거야"

"엄니는 일단 장벽안이 안전하니까 남을거 같애 밖으로 나간다는게 너무 무서워"

"그래도 난 나갈거야"

우리탁이한테 이런 면이 있었네

 

2015년 9월 2일

학교갈 준비하는 탁이 옆에서 <나무에게 배운다>를 보고 있다

대목장으로 사느라 가족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못했다는 고백을 읽다가

"탁이는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려면 가족에게 전혀 신경을 쓰지 못한다는 걸 알면 

결혼을 할꺼야 안할꺼야?"

잠깐 생각하던 탁이

"나한테 그런거 묻지마"

나도 잠깐 생각한다

"엄니는 결혼해도 좋을거 같어 가족들이 아버지가 자기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도 멋진 일같애"

"엄마는 생각이 너무 많어"

 

2015년 9월 4일

창희생일이라고 술을 마신 탁이가 비틀거리며 말한다

"효민이 생각나"

"왜 아니겄어 탁이가 그렇게 좋아했는데 생각날 땐 생각해야지 워쪄"

"효민이 보고 싶어"

우리탁이 겉으로는 괜찮은 척 하더니 속으로 이렇게 힘들어 하고 있다

에고 짠해라

 

2015년 9월 6일

문해교실에서 황새공원행사에 다녀오신 엄니

"아따 사람 숱하게 왔더라 근데 다 늙은이들이여 그 사람들 다 어따 파묻는대니 큰일이더라"

 

2015년 9월 7일

까페에서 모임을 하고 있는데 탁이한테 문자가 왔다

"오늘 별 많다 엄니"

하~이런 문자를 받다니 감동이다

 

2015년 9월 15일

"나 면접볼 때 멋진 생각 떠올랐어 면접 끝나고 나올 때 '다녀오겠습니다'하는거야 멋지지 않아? 다시 온다는 얘기잖아"

지가 말하고 지가 감탄하는 탁이

음~내생각에는 탁이 아이디어가 유치하고 위태롭다

어설프게 개그치다 역효과나지 싶다

그래도 아무말 안한다

'탁이 나름껏'이 중요하니까

 

2015년  9월 20일

원숙언니가 준 홍탁을 무쳤는데 제법 맛이 나네

탁이한테 한잔 나 한잔 막걸리를 마시는데

나는 알밤막걸리가 달달하니 맛나는데 탁이는

"안 맛있어 음 뭐랄까 할아버지맛 같애"

 

2015년 9월 22일

냉장고문을 열었다가 남은 막걸리병이 보여 선 채로 한 모금 마시는데

그 모습을 본 탁이가

"소화자 다됐네 엄마 코도 크고 술도 마시고 소화자랑 똑같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