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
정동진의 새벽빛
천천히2
2014. 12. 22. 09:30
맑은 옥빛바닷물이 넘실넘실 파도를 만든다
밀려오는 파도 끝자락에 하얀꽃이 핀다
바람에 휘날리는 파도꽃 위로 꽃가루같은 물안개가 날린다
새벽바다 파도가 만들어내는 장관에 감탄한다
아늑한 카페에서 해뜨기를 기다렸다
카페의 넓은 유리창 너머로 서서히 다가오는 푸른새벽을 지켜봤다
이렇게 은은하게 어둠이 걷히는 아침을 본 적이 없다
새벽은 늘 나에게는 달콤한 잠이었을 뿐이다
바다위로 번지는 연분홍 연보라 여명빛이 신비롭다
새벽별이 맑아 선명한 해돋이를 보나부다 생각했는데
담장처럼 둘러친 구름 속에서 한참을 애를 태우더니 어느순간 햇살로 나타났다
"맨날 뜨는거 뭐 볼거 있다고 추운데 그렇게들 서있대?"
미안한 태양이 그런 너스레를 떨지도 모른다
보지 못한 것도 없고 본 것도 없는 정동진의 해돋이
기다림이 아름답고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