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경
마음공부를 치열하게 하는 언니한테 내가 말실수를 했다
"언니는 지금 머리만 엄청 커져있는거 같아"
헤어지고 난 후 계속 마음에 걸렸다
자존심 강한 언니에게 내가 말실수를 했구나
문자를 보내도 묵묵부답이어서 언니가 많이 서운했나보다 짐작은 했다
일주일이 지나고 오늘 전화를 해봤다
언니는 내가 비웃은거라고 했다
당분간 만날 생각이 없단다
이정도로 언니가 상처를 받은 줄을 몰랐다
"입으로 지은 죄 참회합니다"
우리 둘다 마음공부에 관심을 갖고 있어서 언니와 대화하는게 좋았다
일상생활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갈등을 받아들이고 풀어가는 과정을 함께 얘기하며
그 마음이 내 마음이고 내 마음이 언니마음이어서 신이 났다
모든 것이 통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주변에 이런 대화를 할 사람이 언니밖에 없어서 언니와 함께 하는 시간이 참 좋았다
어제 내가 한 말은 언니가 안타까워서였다
같은 마음공부를 하는데 나는 그 효과를 느끼는 일상이 참 즐거운데
언니는 만족을 경험하지 못하고 자꾸 더 고민이 치열해지는게 안타까웠다
그런데 언니는 내 말을 비웃음으로 받아들이고
나랑은 얘기가 통하지 않으니 당분간 만나지 말자는거다
내가 한 말이 씨가 되어 일어난 분란이어서 많이 반성하고 있지만
나를 아주 헐값으로 여기는 언니가 서운하다
인연대로 만나고 헤어지는 것이니 기다릴밖에 달리 할 수 있는게 없지만
마음이 우왕좌왕한다
6월 25일
오해는 이해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고
이해는 애정이 있어야 가능한 것
극복하지 못할 서운함이란 상대방에 대한 애정이 그만큼 흐릿하다는 것
서로 마주잡고 있던 손을 저 사람이 이제 그만 놓고 싶다는데
굳이 그 손을 잡으려 애쓸 일은 아니지
추억이 있어 아쉬워도 현실이 그러하다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
여기까지다
7월 7일
언니가 듣고 싶어하는 말을 안해줬다고 화를 냈다는 생각